신림동 흉기난동 피의자 조선(33)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번화가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으로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조선(33)을 구속 기소했다. 조선은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후 체포될 것에 대비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선이 실패와 좌절에 따른 은둔 생활 중 외부자극으로 열등감과 좌절감이 분노로 변해 젊은 남성에 대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은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죄 혐의로 조선을 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선은 지난달 21일 오후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길 약 110m를 오가며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지칭하면서 ‘게이 같다’는 글을 올린 모욕죄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조선이 게임 중독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를 살해 시도한 것으로 봤다. 조선은 평소 게임 플레이어가 1인칭 시점에서 무기나 도구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1인칭 슈팅 게임’에 빠져 있었다. 검찰은 그가 범행 후 신속히 재정비해 새로운 타깃을 물색하는 등의 행태를 봤을 때 마치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듯 잔혹하게 범죄를 실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심리분석 결과에서 조선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좌절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대학 입시와 취업, 결혼 등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 자신의 처지에 대한 열등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경제활동도 하지 않고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작성에 몰두해왔다. 이때 모욕죄와 관련해 경찰로부터 출석을 요구받자 열등감과 좌절감이 분노로 변해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전담수사팀이 공판을 전담해 조선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평온하고 행복한 일상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 난동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엄정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