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저자 내분으로 고려대 연구진실위 본조사 진행 결정
김현탁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 제공.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한 국내 검증이 이달 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더불어 LK-99 관련 논문을 다른 저자 동의 없이 게재한 건에 대해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권영완 연구교수의 본조사를 진행하기로 11일 결정했다.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1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다음 주께 (LK-99의 주재료인) 황산납을 확보해, 대략 2주 후 면 재현 시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성균관대, 고려대, 서울대 외에도 3곳이 더 참여해 총 6개의 연구소가 시료 재현에 나설 계획이다.
직접 시료를 재현해 검증하는 것과 별개로 LK-99의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제공하는 샘플 시료에 대한 검증도 진행할 계획이다.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6일경) 2~4주 정도 후에 제공하겠다고 연락을 받은 이후 다른 연락은 없다”며 “반복측정과 교차측정에 1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전까지는 LK-99 샘플에 대한 검증도 마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9일에는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SNS를 통해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 상온에서도 아니고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아니다”라며 “게임은 끝났다”는 글을 게시했다.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물리연구원, 베이징대 등에서도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LK-99의 저항, 자성 특성을 분석했을 때 강자성 특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LK-99 개발에 참여한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에 대한 본조사를 진행한다. 지난달 22일 아카이브에는 LK-99와 관련한 두 편의 논문이 올라왔는데, 먼저 게재된 한 편의 논문을 권 교수가 다른 저자 동의없이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통상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후 본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려대 측은 조사 대상이 확실하기 때문에 예비조사를 생략하고 본조사를 바로 수행한다는 설명이다. 검증 절차에 따르면 본조사의 경우 제보 날로부터 6개월 내 마무리 해 연구부정행위를 결정한다.
전남혁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