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 집어넣어 착용하는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주변 소음을 차단해 음악에 몰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하지만 안전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뒤에서 다가오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킥보드 등 위험 요소를 인지하기가 어렵다. 운동이나 보행 중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위험 요소가 우려된다면 오픈형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악 소리와 함께 외부 소음도 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이나 경적, 경보음 등 외부의 큰 소음이나 상황 변화를 빠르게 인지할 수 있다. 브리츠(Britz)가 최근 오픈형 이어폰 어쿠스틱스냅5(AcousticSnap5)를 선보였다. 오픈형 이어폰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은 것은 물론, 퀄컴(Qualcomm)의 스냅드래곤 사운드(Snapdragon Sound) 기술을 적용해 고품질 사운드와 안정적인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오픈형 무선 이어폰, 브리츠 어쿠스틱스냅5 / 출처=IT동아
매끄럽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이어버드는 애플 에어팟과 유사한 바 타입이다. 다만 기둥이 시작하는 부분을 다르게 제작했다. 오픈형 이어폰이기 때문에 이어팁은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기둥 부분에는 터치 버튼을 달았다. 살짝 굴곡을 주었지만 매끄러운 디자인 톤은 유지하고 있다. 터치 버튼은 횟수에 따라 음악 재생, 통화, 트랙 이동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버튼을 터치하면 작은 효과음이 들린다. 터치 버튼의 경우 터치 여부를 알 수 없어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데, 브리츠는 이를 효과음으로 해결했다. 덕분에 오작동을 방지한다.
바 타입 이어버드와 충전 케이스는 유광 재질로 매끄러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 출처=IT동아
참고로 터치 버튼의 기능은 전용 앱을 통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좌우 버튼과 터치 횟수에 따라 트랙 이동, 볼륨 조절, 게임모드, 음성명령 호출 기능 등의 기능을 각각 부여할 수 있다.
케이스는 이어버드를 보관하거나 부족한 배터리를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수명은 이어버드가 최대 6시간이며, 케이스를 이용하면 최대 24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은 케이스 아래쪽에 있는 타입C 단자를 이용한다. 무선 충전은 지원하지 않는다.
케이스 뒷면에는 페어링 버튼을 달았다 / 출처=IT동아
뒷면에는 페어링 버튼을 달았다. 언뜻 보면 잘 보이지 않지만 약간 빗겨 보면 상하단 연결부 바로 아래에 동그란 버튼이 보인다. 이 역시 매끄러운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한 것. 페어링할 때는 이어버드를 케이스에 넣어 둔 채 페어링 버튼을 누르면 LED가 흰색과 녹색으로 번갈아 깜빡이면서 페어링 모드에 진입한다. 이때 연결하고자 하는 기기의 블루투스 설정에서 어쿠스틱스냅5를 선택하면 된다. 조작이 쉽고, 속도도 빠르다.
케이스 크기는 58.1x48x26.4mm이며, 무게는 각 이어버드 8.4g, 케이스 포함 42g이다. 작고 가벼워 휴대성도 좋다. IP54 방진방수 등급으로 땀이나 물방울이 튀어도 거뜬하다.
전용 앱 브리츠 커넥트(Britz Connect)도 제공한다. 앱에서는 좌우 이어버드와 케이스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터치 버튼 기능, 4가지 EQ 모드, 게임 모드 온/오프, 타이머, 터치 민감도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찾을 수 있다.
전용 앱을 통해 배터리 잔량, EQ 모드, 터치 버튼 기능 등을 설정한다 / 출처=IT동아
스냅드래곤 사운드 기술로 성능 강화
어쿠스틱스냅5는 SBC를 비롯해 aptX, aptX 어댑티브(Adaptive) 코덱을 지원해 고음질 사운드를 재생한다. 음질은 저음 강조형이다. 13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기반으로 강한 저음을 구현한다.
오픈형 이어폰의 경우 귓구멍을 완전히 차단하는게 아니라 어느 정도 열어놓은 상태에서 음악을 들려주다 보니 저음 부분에 손실이 커진다. 어쿠스틱스냅5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음을 보강했다. 덕분에 강한 베이스라인으로 곡의 분위기를 띄우는 힙합이나 케이팝 등 대중음악에 잘 어울린다. 단 고음이나 중음이 저음에 밀리는 느낌이다. 찌르는 듯한 기타 소리가 일품인 록 음악은 청량감이 덜하다. 중음이나 고음을 선호한다면 다른 제품을 찾는 것이 좋다.
높은 출력 또한 어쿠스틱스냅5의 장점 중 하나다. 소스 기기를 같은 볼륨으로 두어도 다른 이어폰보다 좀 더 큰 소리를 낸다. 주변 소리가 그대로 들어오는 오픈형 이어폰 특성을 감안해 출력을 키웠다. 오픈형 이어폰의 시원함을 한층 강화한다.
어쿠스틱스냅5는 빠른 페어링과 안정적인 무션 연결을 제공한다 / 출처=IT동아
고품질 안테나와 블루투스 5.3의 조합으로 빠른 페어링 속도와 무선 연결 안정성을 확보했다. 케이스 뚜껑을 여는 순간 바로 전원이 켜지고 페어링이 시작된다. 이어버드를 귀에 꽂기 전에 페어링은 끝나고 음악이나 영상을 바로 재생한다. 사람이 많은 대중교통 등 혼잡한 환경에서도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저지연 기술을 적용해 영상과 사운드 사이의 시차를 89ms 수준으로 줄였다. 덕분에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게임 플레이할 때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4개의 마이크와 퀄컴 cVc 8.0 기술을 적용해 통화 품질을 개선했다. 사용자 목소리의 울림을 제거하고 주변 소음과 분리해 깨끗한 목소리를 전달한다. 너무 시끄러운 환경이 아니라면 충분히 수월한 통화가 가능하다.
어쿠스틱스냅5은 오픈형 이어폰이기 때문에 외부 소음이 그대로 유입된다. 카페 소음은 물론 노트북 키보드 타이핑 소리도 그대로 들어온다. 음악을 끄면 외부 소리는 거의 감지할 수 있다. 사실 음악에 몰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반대로 외부 소리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유리하다. 밤늦은 시각 골목길을 지날 때 굳이 이어폰을 빼지 않아도 위험 요소를 감지할 수 있다.
어쿠스틱스냅5는 오픈형 이어폰의 장점을 잘 살린 무선 이어폰이다 / 출처=IT동아
또한 커널형 이어폰이 귀를 막아 생기는 답답함도 없다. 오랜 시간 사용해도 습기나 땀이 차지 않고 압박감, 통증이 없다. 오픈형 이어폰 특유의 시원함도 느낄 수 있다. 실내나 독서실 등 조용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어쿠스틱스냅5 같은 오픈형 이어폰이 유리하다.
참고로 어쿠스틱스냅5는 귓구멍에 고정하는 이어팁이 없기 때문에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위치가 약간씩 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두면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간다. 귓구멍에 살짝 걸쳐 있는 느낌이지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머리를 흔들거나 가벼운 조깅에도 이어버드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브리츠 어쿠스틱스냅5 / 출처=IT동아
어쿠스틱스냅5는 오픈형 이어폰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린 제품이다. 커널형 이어폰 대비 장점은 확실히 살리고, 단점은 스냅드래곤 사운드, 저음 및 출력 강화를 통해 보완했다. 게다가 안정적인 무선 연결, 통화품질 등의 기능도 한층 개선했다. 배터리 잔량 확인, 고음 등의 아쉬움은 있지만 오픈형 이어폰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제품이다. 가격도 6만 원 후반대로 무난한 수준이다.
커널형 이어폰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오픈형 이어폰의 매력을 부담 없이 즐기고 싶다면 브리츠 어쿠스틱스냅5를 자세히 살펴보자.
동아닷컴 IT 전문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