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국가보훈부 제공)
‘민족의 얼, 나의 뿌리’라는 제목의 이번 행사에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쿠바 등 7개국에 거주하는 31명의 후손이 참가한다. 1922년 연해주에서 고려혁명군의 동부사령관으로 대일항전을 전개한 김경천 지사(1888~1942)의 손녀 필란스카야 엘리나 씨(62·러시아)와 증손녀 샤라피예바 에벨리나 씨(34·러시아)가 한국을 찾는다.
또 1907년 원주로 진군한 일본군 토벌대를 격파하는 등 의병으로 강원과 충북, 경기지방에서 왜병을 수차례 격파한 민긍호 지사(?~1908)의 증손녀 민 나탈리아 씨(48·카자흐스탄)와 연해주에서 항일투쟁을 전개하고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지원한 최재형 지사(1860~1920)의 증손녀 구타라 이리니(58·러시아) 씨도 방한한다.
1910년 경술국치에 비분강개하며 자결 순국한 오강표 지사(1843~1910)의 손녀로 서예가·화가로 활동 중인 정선희 씨(37·미국)는 방한 기간 중 선조들을 위한 작품 기증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일제의 참상을 알리고 독립운동자금을 지원한 차의석 지사(1899~1986)의 외증손자로 미국 샬롯 심포니에서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인 더스틴 윌크스 김 씨(27·미국)는 12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선열들께 바치는 바이올린 헌정곡을 방문객을 대상으로 연주할 예정이라고 보훈부는 전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가 세계 각국에서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계신 독립유공자의 후손분들께도 긍지와 자부심으로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외 거주 독립유공자 초청 행사는 광복 50주년인 1995년부터 매년 실시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으로 2년간 중단되다 지난해부터 재개됐다. 지난해년까지 20개국 거주 후손 926명이 참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