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순차적으로 본국으로 출국하기 시작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2023.8.12/뉴스1
지난 1일 새만금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된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4만30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들이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12일 본국으로 떠났다.
출국길에 오른 각국 대원들은 “한국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아쉬움과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일부 국가는 한국에 더 머물며 ‘애프터 잼버리’를 이어간다.
고된 일정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대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이들은 줄지어 이동하며 대원들과 쉴 새 없이 떠들고, 한국에서 산 기념품을 서로 자랑하기도 했다. 다른 국가 대원들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서로의 배지와 스카프를 비교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도 ‘잼버리 정신’을 이어갔다.
기상 악화와 준비 부족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회였지만 대원들은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간직해 간다고 입을 모았다. 스웨덴에서 온 여성 대원은 “운 좋게도 재밌는 일정에 배정받아서인지 무척 즐겁게 지냈다”며 “머드 페스티벌이 특히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학에 방문해 공연도 보고, 무료로 네일아트도 받았다”며 자랑하듯 손톱을 내밀었다.
마지막 날 진행된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에콰도르에서 온 10대 남성 대원은 “2시간가량으로 짧았지만, K팝 콘서트가 모든 일정 중 가장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칠레 여성 대원 아밀리아(14)도 “콘서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그리운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대원들에게 선물을 배부하는 환송 행사도 진행됐다. 먼저 도착한 칠레, 스웨덴 대원 등이 줄지어 선물을 받아 갔다. 선물은 텀블러, 보온병, 칫솔·치약 세트 등으로 구성됐다. 칠레 여성 대원 엘리사(15)는 인천공항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를 꺼내보고선 “한국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맘에 든다”며 미소를 보였다.
서울행 버스에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은 밝았다. 사라(포르투갈·16) 대원은 “계획된 일정을 새만금 야영지에서 마치지 못해서 아쉬웠다”면서도 “전북대의 환대에 이 같은 아쉬움이 사라졌다.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다비드 부다(포르투갈·17) 대원도 “하나에서 열까지 우리를 생각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세심한 배려에 정말 감사하다”며 “전북대와 전주시, 전북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감사히 간직하고 돌아가겠다”고 전했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12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식 일정을 끝내고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2023.8.12/뉴스1
발린트 패트릭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헝가리 대표 리더도 이날 오전 충남 논산 건양대학교 기숙사를 떠나며 “(건양대와 논산시의) 배려를 잊지 않겠다”며 “만약 헝가리에 온다면 우리가 똑같이 잘 보살펴 드리겠다”고 했다. 건양대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새만금에서 조기 철수한 헝가리 대원들에게 창의융합캠퍼스 기숙사를 제공했다.
한편 일부 대원들은 한국에 남아 추가 일정을 이어간다. 전북도는 14일까지 도내 곳곳에서 ‘잼버리 사후 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대원들은 공식 대회 일정 보다는 자유롭게 관광?체험을 즐기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는 아일랜드 165명, 체코 93명, 몰타 76명, 폴란드 60명, 인도 54명, 에콰도르 41명, 과테말라 24명 등 7개국 520여명의 대원이 참가한다.
이날로 다사다난했던 세계 잼버리는 공식적으로 끝을 맺었다. 정부는 추가 일정을 즐긴 후 출국하는 대원들에 대해서도 공항 수송, 숙소 지원 등을 지속할 예정이다.
(전국종합=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