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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청소반장’ 한 총리 “다국적 청년들 박수 갈채에 얼떨떨”

입력 | 2023-08-12 19:33:00

새만금-상암 경기장 등 누빈 뒷이야기 전해
조기 철수국 대사들에 전화 대원 안부 챙겨
영국측 "한국 정부 선의·문제 해결력에 놀라"
스카우트 총재 "연맹도 미흡…정부에 감사"
영지서 이동 1·4후퇴 버금가는 대피 작전
"도움 주신 모든 국민들께 감사 드린다"




12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자국으로 출국하고 있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새만금비상대책반장으로서 겪었던 생생한 뒷이야기들을 SNS를 통해 풀어놨다.

한 총리는 우선 “지난 4일 중앙정부가 본격 대응에 들어간 이후 정부는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에 실망하지 않도록 전력을 다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숙영지를 떠났거나 정부 지정 외의 숙소를 택한 국가의 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원들을 챙겼던 일을 소개했다.

한 총리에 따르면 새만금에서 가장 먼저 철수한 영국의 개러스 위어 주한 대리 대사가 한 총리의 연락을 받고 폐영식과 K팝 콘서트는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 총리는 흔쾌히 수락하며 폐영식과 콘서트가 열리는 상암월드컵경기장까지 이동할 버스를 준비했다.

위어 대리 대사는 “이번 대회를 지켜보며 대한민국 정부의 선의와 문제 해결 능력에 놀랐다”고 감사를 전했다.

알헨다위 세계스카우트 연맹 총재도 “태풍 대피가 워낙 급히 이뤄질 수 밖에 없어 연맹도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이해해주고 연맹과 협력해 대규모 인력 이송을 완벽하게 실행해줘 고맙다”고 했다고 한 총리는 전했다.

한 총리는 또 다그마 타르탈리 주한 스위스 대사에 교통사고를 당한 대원들 안부를 물었는데, 대사는 “총리가 전화해줘서 고맙다. 모두 경상이고 쉽게 회복해 병원에서 나와 이동 중”이라고 알렸다.

한 총리는 “본국으로 조기 귀국한 홍콩 대원들이 본국의 대피 권고에 따라 출국했다는 사실을 전해줘 마음이 조금 놓였다”고도 털어놨다.

한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또 다른 글을 통해 중앙정부의 본격 대응 과정을 소상하게 적었다. 그러면서 정부 대응에 힘을 실어주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각계 각층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새만금 영지에) 화장실과 샤워시설 관리 인력을 보강하고 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바꾸고, 얼음과 생수를 공급하는 등 상황을 풀어나갈 때 태풍이 닥쳤다”며 “세계스카우트 연맹의 요청에 따라 참가자 3만6000명을 버스 1014대에 태워 8개 지자체에 대피시켰다”고 했다.

이어 “어떤 분이 ‘1·4후퇴 이후 최대 규모 민간인 대피작전’이라고 하더라. 아이들이 탄 버스를 한 줄로 세우면 12Km에 달했다”며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공직자, K팝 아티스트, 경찰, 소방, 대테러요원, 군인, 의료진, 자원봉사자, 버스 기사, 8개 지자체 및 공공기관 임직원, 기업, 대학, 군산·부안·정읍 주민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 잼버리 비상대책반을 대표해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정말로 큰 힘이 됐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또 현장을 지휘하며 만난 스카우트 대원들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한 총리는 “상황이 하루하루 개선되는 건 확인했지만 좀처럼 만족스럽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는데도, 각국 청소년들은 처음보다 나아진 게 마냥 좋은지 밝게 웃으며 총리 할아버지와 사진을 찍고 싶다고 먼저 다가왔다”고 전했다.

또 “화장실을 불시점검을 다니다 운영요원 식당에 갔더니 다국적 젊은이 수백명이 연예인에게 하듯 난생처음 격려의 박수갈채를 보내 얼떨떨해지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개인이 아니라 한국인과 한국 정부에 보내는 박수, 우리 마음을 알아주는 박수였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한편 새만금 잼버리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현장 최일선을 누비면서 ‘새만금 청소반장’ ‘잼버리 소방수’등의 별명을 얻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