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2.11.16 대통령실 제공
중국과 일본 정부가 올 하반기 다자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중이란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우리나라, 일본과의 관계 증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일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중 간 회담도 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올 하반기 중일정상회담 개최 전망은 12일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일 양측은 9월 인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혹은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회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참석 때 첫 정상회담을 했다. 그러나 올 초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과 윤 대통령의 4월 외신 인터뷰 당시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 그리고 지난 6월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한중 간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사이 한중 간 고위급 소통 역시 사실상 중단됐다가 지난달 최영삼 당시 외교부 차관보(현 주베트남대사)의 중국 방문에 이어, 같은 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협(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현재 외교부장 겸임) 간 회담이 성사되면서 한중관계 또한 조금씩 개선될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2023.8.13 뉴스1
그러나 중국 측에선 그간 한중일 정상회의에 총리를 보내왔기에 연내 서울에서 이 회의가 열리더라도 시 주석 대신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중국 당국은 앞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반발 차원에서 2017년 3월 중단했던 자국민의 우리나라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이달 11일 전면 재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등을 의식한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동시에 ‘민간 교류 활성화가 한중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중국과 역내 국가 간 정상회담이 거론된다는 점은 중국도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입장에선 단체여행 재개로 한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한국 입장에서도 중국을 의식해야 하는 만큼 한중 간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