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재일 애국지사 오성규 옹 광복군 활동 당시 지대장 묘역 참배 김포공항서 환영행사… “감개무량”
남은 생을 고국에서 보내기 위해 13일 한국에 돌아온 오성규 애국지사(오른쪽)가 그를 일본 도쿄에서 직접 모셔 온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오 지사 왼쪽) 등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광복군 제3지대장 김학규 장군 묘소를 찾아 환국 신고를 하고 있다.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광복군 제3지대 대원으로 활약했다. 뉴시스
“저희 비행기는 오성규 지사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오 지사님을 포함해….”
13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이륙을 준비 중인 대한항공 KE2106편. 승무원이 기내 안내방송을 통해 광복군 출신 오성규 애국지사(100)가 탑승 중인 사실을 알렸다. 오 지사는 일본에 거주 중인 유일한 생존 독립유공자로,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 이날 비행기에 올랐다.
오 지사가 이날 서울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들어서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어린이들은 휠체어에 탄 채 태극기로 하반신을 덮은 오 지사에게 ‘고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보였다. 공항 입국장에서 진행된 환국 환영 행사에선 국방부 의장대가 도열해 애국가를 연주했고, 아이돌 그룹 블락비 멤버인 해병대 표지훈 병장은 현역 군인을 대표해 환영 꽃다발을 전달했다. 백발의 오 지사는 연신 “고맙다”고 했다. 오 지사는 “너무 감개무량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일본에서 죽을 수는 없지 않으냐. 내 나라 와서 죽어야지”라고 했다.
국가보훈부는 그의 환국을 축하하기 위해 13일 세종시 보훈부 본부를 비롯해 국립현충원 등에 태극기와 함께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최초로 게양했다. 조국 독립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광복군 작성 글귀 등이 빼곡하게 담긴 것으로 국가등록문화재다.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에서 비밀조직망을 만들어 항일운동을 펼쳤다. 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해 1945년 5월 한미합작특수훈련을 받고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하다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 한국광복군 군사 특파단의 상해지구 특파단원으로 활동하다 일본에 정착했다. 오 지사는 2018년 아내와 사별한 뒤 여생을 고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도쿄에서 오 지사를 직접 모시고 귀국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오 지사의 귀국과 15일 광복절 경축식에 오 지사가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독립유공자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