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는 14일 숙박업소 업주 60대 A 씨를 무단으로 객실에 들어간 혐의(방실침입)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0~20대 독일 대원 22명은 숙박업소를 예약하는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광주 서구의 한 모텔을 12일부터 14일까지 사용하겠다고 예약했다. 이들은 예약할 당시 “우리가 외출하더라도 객실 청소를 하지 말라”고 적었다. 독일 대원들은 12일 이곳에서 숙박한 후 다음날인 13일 오전 9시경 양동 재래시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을 둘러보러 나갔다.
A 씨는 대원들이 외출한 13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 동안 객실 9곳에 들어가 청소를 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객실이 지저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일부 객실은 에어컨이 켜져 있어 청소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객실 청소를 끝낸 뒤 방을 열어놓았다.
10대 남성 대원이 숙박하던 1층 객실은 열쇠로 방문이 열리지 않았다. 이에 A 씨는 체격이 작은 10대 대원에게 “창문으로 넘어가 방문을 열어보라”고 했다고 한다. 10대 대원은 “창문을 넘는 과정에서 A 씨가 팔을 잡아당겼다”며 폭행 피해를 호소했다. 하지만 A 씨는 “팔을 잡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10대 대원은 이후 독일에 있는 부모와 전화통화를 한 뒤 경찰에 “폭행 신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독일 대원 22명은 13일 오후 7시경 광주 동구에 있는 다른 모텔 2곳으로 숙박 장소를 옮겼다. 독일 대원들은 객실 9개를 3일 동안 사용하는 요금으로 105만 원을 입금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A 씨와 숙박요금 환불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독일 대원 일행 18명은 광주 북구의 다른 모텔에서 숙박하고 있다.
경찰은 독일 대원들과 A 씨가 서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연락을 취해와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방실침입 혐의 입건 여부는 수사를 더 진행해야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