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6반 교실 외벽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교사를 위한 추모공간이 설치돼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이초는 고인이 마지막으로 맡았던 교실 외벽에 당분간 추모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뉴스1
경찰이 지난달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와 통화한 학부모 등을 조사한 결과, 범죄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4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학부모 4명을 조사했지만 아직 입건한 학부모는 없다”며 “현재까지 종합적으로 봤을 때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조사한 학부모 4명에는 이른바 ‘연필 사건’으로 담임교사 A 씨(23)와 통화한 학부모가 포함됐다. 연필 사건은 A 씨 학급 내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이마를 연필로 긁은 일이다. 이 사건 이후 A 씨가 학부모로부터 개인 휴대전화로 악성 민원 전화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했지만 학부모가 A 씨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한 것은 찾을 수 없었다”며 “A 씨의 업무용 번호로 전화해 몇 차례 통화한 학부모는 있고, 또 다른 학부모가 학교로 전화한 것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가 개인 번호로 학부모에게 전화한 적은 있지만, 학부모가 A 씨 개인 번호로 직접 전화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A 씨가 상담 과정에서 학부모에게 직접 연락받았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만큼, 부재중 통화 내역 등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있는지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연필 사건 다음 날인 지난달 13일 해당 학부모가 학교를 직접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 씨 유서와 일기장이 유출된 정황에 대해선 유족이 수사 단서를 제공하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A 씨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는 의혹도 동료 교사들의 진술을 토대로 계속 조사할 계획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