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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월드호텔 살인사건’ 행동대장, 수배 17일만에 숨진 채 발견

입력 | 2023-08-14 17:33:00

공개수배 된 ‘강남 뉴월드호텔 살인 사건’ 혐의자 정동섭(55). 광주지검 제공


1994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조직폭력배들이 다른 폭력조직원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뉴월드호텔 살인 사건’과 관련해 주범 수배범이 지난 11일 숨진 채 발견됐다.

14일 서울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 30분경 뉴월드호텔 살인 사건 수배범인 영산파 행동대장 정동섭 씨(55)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퇴실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 인기척이 없다”는 숙박업소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침실에 쓰러져 숨진 정 씨를 발견했다.

당시 정 씨 주변에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쪽지도 발견됐다. 현장에서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고 있다.

정 씨 사망으로 그에 대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1994년 범행 뒤 뉴월드호텔 모습. 광주지검 제공

정 씨는 1994년 12월 4일 영산파 조직원 11명과 뉴월드호텔에서 신양파를 급습해 2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1991년 자신들의 우두머리가 신양파에게 살해된 것에 보복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범행에 가담한 12명 중 10명이 체포돼 처벌받았지만, 정 씨는 사건 직후 도주해 2011년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고 국내에서 살인죄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정상인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다 최근 살인사건의 또 다른 공범인 서모 씨(55)가 뒤늦게 검거되면서 정 씨도 중국 밀항 해외 도주 사실이 발각됐다.

정 씨의 해외 도주는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에 해당해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광주지검은 지난달 26일 정 씨를 공개수배했다.

서 씨는 살인·살인미수·밀항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현재 재판받고 있다. 검찰은 정 씨와 서 씨의 도피를 도운 이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