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가는 항공료는 비싸질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양국 간 직항 노선 증편 합의, 중국의 해외 단체관광 제한 해제 발표 등으로 인한 항공권 운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공료는 싸지고, 일본으로 가는 항공료는 비싸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항공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10일 미국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의 미국행 직항 노선 증편을 승인했다. 현재 주 12회 운항하던 것을 9월 1일부터 주 18회로 늘리고, 10월 29일부터는 24회까지 늘리기로 했다.
미중 직항 노선은 2019년까지 주 150회 수준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갈등이 겹치면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조치로 노선 운항 횟수가 일부 회복되는 것이다. 중국과 인접한 한국은 ‘중국 하늘길’ 변화의 직접 영향권 내에 있다.
이 같은 운임 상승은 미중 직항 노선이 부족하다 보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승객들이 인천에서 환승해 미국으로 가는 경우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항공사와 외항사를 합쳐 미국 환승객 수는 96만4944명으로 2019년 상반기보다 10만6783명이 늘었다.
공급량에 비해 수요가 많아지니 운임은 올랐다. 환승객 대부분을 수용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올해 2분기(4∼6월) 미주노선 여객 매출은 약 9100억 원으로, 2019년 2분기(약 5400억 원)보다 68% 늘었다.
미중 직항 노선이 늘어나면 한국에서의 환승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운임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중 노선 공급이 늘수록 국내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 구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단체 관광 제한 조치 해제는 간접적으로 일부 한일 노선 운임 재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에 대한 단체 관광 제한을 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에 대거 항공기를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