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교권회복 및 보호 강화를 위한 국회공청회에서 교육부 직원의 교사 갑질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어제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의 시안을 공개했다. 9월 1일부터 초중고교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을 금지하고, 교감과 행정실장 등으로 구성되는 ‘민원대응팀’에서 민원을 전담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학부모가 교사의 개인 휴대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민원을 제기할 경우 교사는 응대를 거부할 권리를 갖고, 상담 중에 학부모가 폭언이나 협박을 하면 교사가 상담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초1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분출된 교권 강화 요구에 정부 차원의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교사들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큰 스트레스다. 그나마 학업에 관한 것이 아니라 교사의 사생활에 관해 묻거나 고성·욕설을 하는 등 황당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래서는 교사들이 본업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집중하기 어렵다. 교육부 방안대로 민원은 학교 차원에서 대응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전 예약을 거쳐 개방된 상담실에서 학부모와 교사가 만날 수 있게 하면 교사의 민원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책에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생과 피해 교사를 즉시 분리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교재를 지참하지 않은 학생에게 가져오라고 했더니 아동학대라고 신고하는 게 현실이다. 아동학대로 지목된 교사는 직위가 해제되거나 수사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생이 교사에게 폭언을 하는 등 교육활동을 침해해도 교사가 적극적으로 제지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0년 1197건에서 지난해 3035건으로 급증했다. 교사의 손발이 묶여 있는데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나. 야당과도 충분히 협의해서 관련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