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보호방안] ‘교육활동 방해 금지’ 등 책무 담기로 조희연, 조례 폐지엔 동의 안해 6년간 학부모 요구 담임교체 90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중등교사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8.8 뉴스1
학생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해서는 안 되고 흉기 등을 소지할 수 없다는 조항이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담긴다. 일선 학교에서 생활지도가 불가능할 정도로 교권이 추락했고,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조례라는 지적에 서울시교육청이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또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관련해 최근 6년간 서울 초중고교에서 ‘학부모의 요구’ 때문에 담임이 교체된 사례가 총 90건 있었고 그중 78건은 초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시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일부 개정 추진 계획을 확정하고, 이달 중 개정안 마련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교직원의 인권을 존중할 의무, 학교 규범을 준수하고 교육활동에 협력할 의무 등 학생의 의무 조항이 새로 들어간다. 수업과 생활지도 등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학생이 방해하면 안 된다는 내용도 들어간다. 다른 학생이나 교직원에게 신체·언어적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생긴다. ‘학생에게 맞는 교사’ 사례가 잇달아 나오자 이를 막기 위한 것. 다른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해하거나 학습권을 침해하는 흉기, 마약, 음란물 등의 소지를 제한하는 조항도 생긴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이 14일 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서울 내 초중고교 학급에서 학부모의 요구(민원)로 담임 교사가 교체된 경우는 초등학교가 78건, 중학교가 5건, 고등학교가 7건 등 총 90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7년에 17건, 2018년 20건, 2019년 22건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에는 3건으로 줄었지만 2021년 9건, 2022년 13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에는 5건의 교체가 이뤄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