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6월 이후 치른 55경기 중 32경기서 QS 작성
“6이닝만 던지면 조기 강판 같다니까요.”
일반적으로 선발투수가 6이닝을 책임지면 자신의 몫을 충분히 소화했다고 평가를 받는다. 선발투수를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퀄리티스타트(QS)도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말한다.
그러나 KT 위즈에선 이 같은 기준도 애매해진다. 6이닝만 소화해서는 어쩐지 조금 일찍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선발투수들이 6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키는 일이 흔하다.
선수들도 이를 의식한다. 올해 15번의 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KT 고영표는 “(우리 팀에선)6이닝을 던지지 못하면 못던진 게 된다. 후배들은 (나에게)‘형이 그렇게 만들어놨다’고 한다”며 웃으며 “좋은 시너지 효과 같다. 투수들이 최대한 적은 투구 수로 긴 이닝을 던지면 팀이 계속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KT의 QS는 총 46차례로 키움 히어로즈(57차례)에 이어 2위다.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QS+는 26차례로 1위를 지키고 있다.
KT가 반등에 나선 6월 이후만 놓고 따지면 더 놀랍다. 이 기간 KT가 소화한 55경기 중 32경기에서 QS가 나왔다. QS+도 18차례 작성했다.
이 기간만 놓고 보면 QS도, QS+도 10개 구단 중 KT가 단연 1위다.
이전부터 KT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탄탄한 선발진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처럼 안정감있는 선발진을 되찾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시즌 초 벤자민이 큰 기복을 보이고, 새로 영입한 보 슐서는 기대를 밑돌았다. 신인왕 출신의 토종 에이스 소형준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재정비에 돌입한 KT는 슐서를 방출하고 2021년 창단 첫 우승을 견인했던 쿠에바스를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소형준이 빠져나간 자리엔 올해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던 배제성을 다시 앉혔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오면서 터닝 포인트가 마련됐다”며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까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쿠에바스가 들어와 로테이션이 잘 돌아가니 다른 투수들도 안정되고, 부담감이 줄어든 것 같다”고 평가했다.
6월 4일까지만 해도 10위에 그치던 KT는 16일 현재 3위까지 진격해있다. 2위 SSG 랜더스를 1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어 ‘2강’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