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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채상병 사망 사건’ 재검토 중간 결과 국방장관에 보고했다

입력 | 2023-08-17 15:06:00

피혐의자 8명→ 6명 의견 제시




21일 오후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 관에 마련된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 영정 앞에 정부가 추서한 보국훈장 광복장이 놓여져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광복장은 국가안보와 재난 상황에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한 공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2023.7.21/뉴스1




채수근 상병 사망 경위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수사 결과를 지난주부터 재검토해온 국방부 조사본부가 재검토 중간 결과를 17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병대 수사단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소장)을 비롯해 대령 중위 상사 중사 등에 이르기까지 8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한 반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중 2명은 제외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초동 수사 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군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박경훈 조사본부장 직무대리(해군 대령)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이 장관을 만나 재검토 결과를 보고했다. 보고에는 박 전 수사단장이 만든 초동 수사 보고서에는 전반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보고서에 적시한 과실치사 피혐의자 8명 중 부사관과 중위 등 2명은 채 상병 사망과 과실 간의 인과관계가 다소 불분명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은 사망 사고를 초래한 직접적인 관련자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다른 현장 책임자들의 경우 현장 주변에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가 있었고 사망 사건이 발생한 하천 앞에 수심이 깊어 위험하다는 표지판이 있었음에도 안전 의무를 다하지 않아 과실치사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된 임 사단장에 대해선 재검토 결과 역시 해병대 수사단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과실이 중대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사건 발생 전 집중호우가 내린 경북 예전 현장에 다녀와 하천 유속이 매우 빠르다는 사실을 알았고, 하천에서 별다른 안전 장비 없이 병사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는 사진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직접적이라는 것이다. 임 사단장은 피혐의자에서 빼라는 지시가 ‘윗선’으로 부터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로 국방부는 “그런 지시는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지난 달 17일 오전부로 채 상병이 속한 제2신속기동부대의 호우 피해 복구 관련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으로 전환됐음에도 임 사단장이 권한을 벗어나 자신의 치적을 위해 과도하게 수색 작전에 개입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사건이 경찰에 이첩돼 정식 수사가 시작될 경우 임 사단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와 더불어 직권남용 혐의가 추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조사본부 차원의 재검토 중간 결과가 이 장관에게 보고된 것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중간 결과로 최종 결과 보고가 아니어서 경찰 이첩 일정 등 구제적으로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