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국거래소 사옥. 한국거래소 제공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올 상반기(1~6월)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발 경제 위기 등으로 하반기(7~12월)에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결산 실적 분석’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금융업 등 제외) 615개의 올 상반기 매출(연결 기준)은 1390조547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28%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조1083억 원으로 52.45% 줄었다. 순이익도 37조6886억 원으로 57.94% 감소했다.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 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다.
상장사들의 이익 감소는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른 가운데 금리까지 뛰어 비용 부담이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자재 값이 상승한 반면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판매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해 상장사들의 실적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중국 부동산발 경제위기가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어서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국내 기업들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제조업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과 달리 금융업 상장사들의 수익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 상장된 금융사 42개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27조701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27% 늘었다. 순이익도 21조1875억 원으로 5.56% 증가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