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전국책(戰國策)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초나라의 어떤 사람이 제사를 지낸 뒤, 여러 하인들에게 한 잔 술을 내놓으면서 나누어 마시라고 했지요. 그러자 한 하인이 “여러 사람이 나누어 마시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니, 땅바닥에 뱀을 제일 먼저 그리는 사람이 마시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하자, 하인들이 모두 찬성하고 제각기 땅바닥에 뱀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윽고 뱀을 다 그린 한 하인이 왼손으로 술잔을 잡고 오른손으로 뱀의 발을 그리며 말하길, ”나는 발만 그리면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가 발을 다 그리기 전에 다른 한 사람이 뱀을 다 그리고는 술잔을 빼앗으며 말하기를 “뱀은 본래 발이 없거늘, 그대는 어찌 발을 그릴 수 있겠는가”라고 하며 술을 마셔버렸습니다. 뱀의 발을 그리던 사람은 끝내 술을 잃고 말았습니다.
● 생각거리: 위의 이야기를 보면 ‘존재하지도 않는 걸 그렸으니 무효’라고 풀이할 수 있지만, 이미 완성한 것에 쓸데없는 것을 덧붙여 오히려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쓸데없는 군짓을 하여 일을 도리어 망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화사첨족’과 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행동하며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 이상인지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