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등 완화에 매수 심리 회복… 주요 단지 위주로 잇단 최고가 거래 청약도 훈풍… 동대문 래미안 79대 1 전문가 “급매물 소진, 반등세 약해져… 연말로 갈수록 보합세 나타낼 것”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아이파크삼성(449채) 전용면적 156㎡는 지난달 27일 역대 최고가인 59억 원에 거래됐다. 서울 송파구의 대단지 레이크팰리스(2678채) 전용 59㎡는 이달 7일 17억3000만 원에 실거래되며 올해 초 대비 2억∼3억 원 상승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는 “올해 들어 대출 규제가 풀리고 금리가 안정되면서 매수세가 급하게 붙었다”고 했다.
경기 위축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상황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축·대단지 등 주요 고가 단지 위주로 신고가가 나오고, 청약 시장에도 훈풍이 분다.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가 매수 심리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건 청약이나 대출 등 규제 완화에 따른 것으로 진단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단기간에 급락을 겪은 부동산 시장이 규제 완화로 매수 심리가 회복되자 수도권, 특히 고가 단지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갈수록 집값 하방 압력이 거세지며 반등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내년 건설 및 설비투자 등 경기 전망도 어둡다”며 “하방 압력이 산재해 있어 연말로 갈수록 집값도 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국내 금리 인상 압력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고금리 등 하락 요인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시장에 급매물이 소진됐기 때문에 반등세가 크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발 경제 위기가 국내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 경제가 출렁이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국내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