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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초중고 수업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입력 | 2023-08-18 03:00:00

[‘교권 보호’ 고시 발표]
정부, ‘학생생활지도 고시’ 발표
교사 주의 불응땐 폰 압수-징계 가능




9월 1일부터 모든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된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말라는 주의를 두 번 이상 무시하면 교사는 학생의 휴대전화를 압수(분리 보관)할 수 있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교사는 “복도로 나가라” “반성문을 쓰라” 등의 지시를 할 수 있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범위와 방식에 대한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건 처음이다. 2010년 서울시교육청이 처음으로 체벌을 금지했고 이어 전국 시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면서 교실에선 반성문이 사라지고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지할 수 없었다. 앞으로는 교사의 생활지도를 학생이 이행하지 않으면 ‘교권 침해’로 징계받을 수 있다.

고시에는 문제 학생이 교사나 다른 학생을 해칠 우려가 있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교사가 물리적으로 제지할 권한도 부여됐다. 폭행을 휘두르는 학생의 팔을 잡고 막아도 된다는 뜻이다. 교원이 사전에 주의를 주었음에도 학생이 이를 무시해 발생한 인적·물적 피해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공작 시간에 칼 사용 주의법을 듣고 다치더라도 민원 제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아직 아동학대처벌법이 개정되지 않은 만큼 교육부는 교사가 고시에 명시된 생활지도로는 아동학대 처벌을 받지 않도록 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교육부는 이날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도 함께 발표했다. 9월부터 유치원생 학부모(보호자)가 교권 침해를 하면 자녀가 출석정지, 퇴학당할 수 있다. 다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유치원도 의무교육이라 퇴학 조치가 불가능하다.




수업방해땐 “복도 나가” “반성문 써” 지시 가능… 물리적 제지도


학생 생활지도 고시
교권침해 원인 휴대전화 압수 허용… ‘압수 금지’ 학생인권조례 개정 필요
수업 방해하는 문제학생 분리 가능… 교장에 교권침해 학생 징계 요청도

초중고교에 9월부터 적용되는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는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원칙’ 조항이 있다. ‘학생은 수업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명시한다. 이 원칙을 어기면 교사가 학생에게 2회까지 ‘주의’를 줄 수 있다. 그래도 계속 사용하면 휴대전화를 학생으로부터 ‘분리 보관’(압수)할 수 있다. 교사들이 교권 침해와 수업 방해의 제1 원인으로 꼽는 게 학생의 휴대전화였다.



● 학생인권조례 개정 불가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및 유치원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고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고시가 공포되면 학생의 휴대전화 소지 및 사용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되고 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압수할 수 없다고 규정한 학생인권조례는 개정돼야 한다. 17일 브리핑에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시가 조례에 우선하므로 교육부가 교육감에게 상충되는 내용 정비를 권고할 수 있다. 정비는 개정과 폐지가 다 포함된다”고 말했다.

고시는 교사가 정당하게 할 수 있는 생활지도의 방식을 명시했다. 교육부는 “고시대로 생활지도를 하면 교사는 아동학대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생활지도는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이 가능하다.

‘주의’는 학생의 행동이 학교 안전과 교내 질서 유지를 저해할 소지가 있는 때 교사가 지적하거나 경고하는 것이다. 교사가 사전에 주의를 줬는데도 학생이 무시해 발생한 인적·물적 피해에 대해서는 교사의 책임을 면제한다고 규정한다. 조언이나 주의로 해결되지 않으면 교사는 지시, 제지, 분리, 물품 분리보관 등의 방법으로 ‘훈육’을 할 수 있다.

교사나 다른 학생에게 위해를 가하는 학생은 물리적 제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체벌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물리적 제지를 하면 교사는 교장에게 보고하고, 교장은 보호자에게 알려야 한다.



● 수업 방해 등 문제 학생은 분리 가능


교사들이 요구해온 ‘학생 분리권’도 고시에 담겼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해당 학생을 다른 학생들로부터 분리할 수 있다. 교실 내 다른 좌석이나 지정된 위치, 교실 밖 복도 같은 지정된 장소로 이동할 것을 학생에게 명령할 수 있다. 분리 장소와 시간 등은 학칙으로 정해야 한다. 흉기 등 타인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물품은 교사가 조사, 압수(분리 보관)할 수 있다.

학생이나 보호자가 생활지도에 불응해 고의적으로 교육활동을 방해하면 ‘교권 침해’로 본다. 교사는 교장에게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하거나 학생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 교사가 학생의 문제 개선을 위해 전문가의 검사·상담·치료를 권고했는데 학부모가 이를 2회 이상 거부하거나 상담 요청을 거부하면 교권 침해로 본다. 교사의 생활지도가 부당하다고 여기는 학생이나 보호자는 고시에 따라 학교장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 제기를 받은 학교장은 14일 이내에 답변해야 한다. 특수교육대상자를 지도하는 특수교사 등 교원은 학생이 생명·신체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으면 보호장구를 착용할 수 있다.

이날 교원단체들은 고시를 환영하면서도 관련법의 국회 통과와 보완을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원이 고시에 따라 학생 지도를 적극 하려면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생활지도를 면책하는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분리 학생 지도 책임이 다른 교사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학교장 책무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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