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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멱살 잡고 선발승 이끈 KT 위즈 요술방망이…2위 SSG와 승차 지우고 단독 2위 정조준 [어제의 프로야구]

입력 | 2023-08-18 06:00:00


KT 이강철 감독이 17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KT는 이날까지 5연승을 달리고 2위 SSG와 승차를 지운 3위 자리를 지켰다. 뉴스1

마법사 군단 KT의 8월 ‘요술 방망이’가 뜨겁다.

KT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두산에 9-8 진땀승을 거두고 5연승을 달렸다.

2위 SSG에 1경기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한 KT는 이날 승리로 승패마진 +11(56승 2무 45패)을 기록했다.

반대로 SSG는 이날 사직에서 롯데에 패해 55승 1무 44패가 되면서 역시 승패마진 +11이 됐다.

승률에서는 KT(0.554)가 SSG(0.556)에 0.002 뒤지지만 승차는 제로(0)가 된 것이다.

18일 경기 결과에 따라 KT가 2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반면 전날까지 5위였던 두산은 이날 패배로 순위가 7위로 고꾸라졌다.

7월 4전 전승을 거둔 후 8월 들어 승리가 없던 벤자민은 이날 5회까지 7점의 득점 지원을 받고 승리 투수가 됐다. 뉴스1

KT가 6월 2일까지 -14(16승 2무 30패)였던 승패마진을 +11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은 ‘선발’이다.

6월 3일 이후 KT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19로 같은 기간 2위 삼성(3.94)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차이다.

특히 8월 들어 치른 14경기에서 거둔 12승 가운데는 11승이 선발승이다.

선발 투수가 유일하게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12일 안방 NC전에서도 KT 선발 고영표(32)는 7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건 제1 선발 벤자민(30)이 8월 들어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벤자민은 이날도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5회까지 7점을 뽑아준 타선 덕에 8월 첫 승이자 시즌 12번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KT 포수 장성우(가운데)가 17일 1점 차 승리를 확정한 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하이 파이브를 하고 있다. 뉴스1

벤자민에게 8월 첫 승을 선물한 건 포수 장성우(33)였다. 장성우는 이날 4번 타자로 나서 1회초 척 타석부터 3점 홈런을 치는 등 5타수 4안타 5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장성우는 “벤자민이 7월까지 8연승을 하면서 패가 없었다. 그동안 계속 잘 해줬으니 지금 안 좋아진 거라 생각한다. 누구도 1년 내내 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벤자민이 안 좋을 때 타자들이 점수를 좀 내서 편하게 던졌으면 했는데 5이닝을 마칠 수 있어 기뻤다. 벤자민은 그동안 믿음을 줬던 팀의 에이스다.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연패에 빠져있던 두산은 9회말 2아웃까지 KT를 물고 늘어졌다.

로하스(30)의 솔로포, 김인태(29)의 적시타로 추격한 두산은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대타 박준영(26)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치면서 8-9까지 쫓아왔다.

그러나 KT는 박영현(20)이 다음 타자 허경민(33)을 얕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조수행(30)을 풀 카운트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살얼음판 승부를 결정지었다.

장성우(오른쪽)가 9회 등판해 2실점했지만 1점 차 승리를 지킨 박영현과 5연승을 확정지은 뒤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장성우는 “9회말 1사 주자 2, 3루가 됐을 때도 마음은 편했다. 우리는 4연승 중이었고 두산은 4연패 중이었다. 연패 기간에는 연패를 정말 끊기가 힘든 반면 연승 때는 경기가 좀 잘 풀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평소대로라면 허경민을 (고의4구로) 걸렀을 것이다. 보통 그런 상황에서 감독님도 고의4구 의사를 물어보시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으셨고 저도 이상하게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질 것 같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장성우는 “선수들끼리도 ‘-14에서 시작해 +11까지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다. 감독님도 ‘꿈 같다’고 하신다. 하지만 우리는 -14때나 지금이나 하루하루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참 좋으니 또 언젠가 안 좋아지기도 하겠지만 늘 똑같이 매 경기 집중하다 보면 (시즌을) 높은 곳에서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롯데 서튼 감독. 뉴스1

‘가을 야구’ 진출을 목표로 후반기에 다걸기(올인)를 선언한 롯데는 사직 안방 경기에서 시즌 팀 최다인 20안타를 몰아치며 SSG를 15-4를 꺾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주중 3전을 싹쓸이하면서 4연승을 거뒀다.

롯데가 SSG를 상대로 ‘스윕 승’을 거둔 건 2018년 6월 15~17일 이후 1887일 만이다.

롯데는 이날 서튼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어지럼증 증세를 보여 이종운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베테랑 전준우(37)가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았고, 옆구리 부상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3주 만에 복귀한 유강남(31)은 3번 타자로 나와 5타수 3안타 2득점 2타점 활약을 펼쳤다.

롯데는 이날 광주 안방 경기에서 최하위 키움을 잡고 5위가 된 KIA에 0.5경기 경기 뒤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친 NC 김수윤. NC 제공

슈퍼 루키 김서현(19·한화)의 선발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은 한화와 NC의 창원 경기는 한화의 9-10 패배로 끝났다.

김서현은 이날 제구 난조로 2회말에만 볼넷 네 개를 내주는 등 2이닝 3실점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NC는 9회말까지 7-9로 뒤졌지만 손아섭(35)의 2점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10회말 김수윤(25)이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승리를 챙겼다.

선두 LG는 대구에서 삼성 선발 백정현(36)의 6과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에 막혀 2-4로 패했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42)은 19세이브를 올렸다.

▽18일 선발투수
△잠실: NC 송명기-두산 곽빈 △문학: LG 최원태-SSG 맥카티 △대전: KT 이선우-한화 문동주 △대구: KIA 윤영철-삼성 와이드너 △고척:롯데 반즈-키움 맥키니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