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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숲스러운 사이

입력 | 2023-08-19 01:40:00

이지영 지음·가디언




이 친구는 속명이 아라크니오데스이다. ‘거미줄 같은’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땅속에서 줄기 뿌리가 거미줄처럼 뻗어나가 한 잎씩 땅 위로 낸 형상이다. 촘촘하게 얽혀 있는 그물 같은 뿌리에서 나온 잎들이 지표면을 가득 덮고 있다. 우리가 보는 모습이 완전한 한 개체인 듯하지만, 알고 보면 한 잎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표본 채집을 위해 하나를 잡고 조심조심 당겨 보았다가 다른 잎들과 끝도 없이 연결되어 있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제주의 숲 해설가가 숲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에 관해 쓴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