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
국내 최초로 국산 가스터빈이 설치돼 올 하반기 준공 예정인 김포열병합발전소 전경. 한국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첫 국산 가스터빈의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발전용 터빈과 발전소 모두 우리 기술로 만들어 그동안 해외에 의존해 온 기술 종속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됐다.
발전 관련 기자재 대부분은 국산화가 이뤄져 있지만 섭씨 1500도가 넘는 고온과 고압에서 견딜 수 있는 발전용 가스터빈의 제작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 부품들 간의 정교한 설계는 물론 분당 수천 번 회전하는 터빈 날개의 진동 제어, 초고온·고압을 견디는 소재의 개발 등 기술적 어려움으로 인해 가스터빈의 제작은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린다.
기술 구현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의 GE, 독일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해왔다. 하지만 두산에너빌리티가 기나긴 노력 끝에 270㎿(메가와트)급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고 첫 국산 가스터빈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됐다. K-가스터빈을 장착한 한국형 발전소 모델이 새로운 시험대에 선 셈이다.
연내 준공을 목표로 현재 일부 단순 공사의 마무리만 남겨 놓은 상태다. 김포열병합발전소가 준공되면 서인천, 평택, 태안, 군산에 이어 서부발전의 5번째 지역본부가 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와 열은 각각 인근 50만 가구와 8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다.
2020년 12월 착공한 김포열병합발전소는 순조로운 과정을 거쳐 31개월 만인 지난 7월 28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K-가스터빈은 기타 정밀 시공과 여러 시험을 거쳐 3월 최초 점화에 성공했다.
이후 연소 조정 시험과 출력 변동 시험, 비상 정지 시험 등 필수 운전 시험과 법정 검사를 마쳤고 시운전 최종 관문인 240시간 연속 자동 운전 시험을 통과해 전력계통망 연결에도 성공했다.
서부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에서 이뤄진 제작 공정 당시 터빈의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본 수량 외에 3000여 개의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정격 출력 상황에서의 운전 데이터를 미리 확보함으로써 터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성공적인 시운전을 이끌어냈다. 이번 상업 운전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기술을 자체 보유한 국가가 됐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