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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딸기에 과즙이 팡팡 “콜드체인 도입해 수출망 확대해야”

입력 | 2023-08-21 03:00:00

농림축산식품부
농진청, 신품종 딸기 ‘아리향’ 개발 홍성서 상품화
육질 단단하고 당도 높아 수확량의 절반이 해외로
“수출 조건 까다로워 콜드체인 도입 위해 지원을”




아리향 딸기 재배 비닐하우스.

‘아리향’은 2017년에 농촌진흥청에서 새로 개발한 딸기 품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하는 ‘설향’과 일본의 ‘도치오토메’ 품종을 교배해 만들었다. 농진청은 그해 전국 10개군 16개 농장에서 아리향을 시범 재배했는데 충남 홍성에서 유일하게 상품화에 성공했다.

홍주아리향딸기영농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김규성 씨는 2017년에 비닐하우스 1개 동(250평)에서 아리향 시범 재배를 시작했다. 현재는 30개 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으며 10명이 영농조합에 참여하고 있다.

아리향 딸기는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하다.

아리향은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확량의 절반 정도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백화점, 마켓컬리 등을 통해 유통되며 택배로도 구매할 수 있다. 아리향은 육질이 단단하고 속이 부드럽다. 새콤달콤한 맛에 당도가 높고 과즙도 풍부하다. 비타민 C와 안토시아닌 함유량이 많아 피로 회복과 체력 증진에 좋고 항암 효과도 있다고 알려졌다. 엽산 함유량이 많아 임신부와 태아에게 특히 좋다. 아리향은 일반 딸기에 비해 유통기간이 2배 정도 길다. 조직이 단단하고 크기가 커 수출용으로 적합하다. 김 대표는 아리향을 재배하기 시작한 지 2년 만인 2019년에 베트남, 홍콩, 마카오 등에 첫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20년에는 태국,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 지역이 확대됐으며 현재는 동남아를 비롯해 미국, 캐나다까지 수출하고 있다. 2019년 2만5000달러를 시작으로 2020년 4만3000달러, 2021년 11만5000달러, 2022년 27만 달러를 수출했다. 매년 두 배가 넘는 성장세다.

아리향 딸기

무게는 평균 25.1g으로 매향(15.1g)이나 설향(16.9g)보다 크다. 40∼50g 정도 나가는 것은 고급 과일로 인정받으며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홍콩에서는 1.2kg 한 상자에 10만 원 이상에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아리향을 처음 재배할 때는 어려움도 많았다. 아리향이 과즙이 풍부하고 맛이 좋지만 온도에 민감하고 병충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 겨울밤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리향 재배의 성패를 좌우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유황 훈증 방법을 통해 흰가루병을 극복해 냈다.

아리향 딸기 선별장에서 해외 수출을 위해 선별 및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일본산 딸기가 많이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한국 딸기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상큼하고 달콤하면서 풍부한 과즙 향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일본 컬링 선수가 “한국 딸기가 일본 딸기보다 맛있다”고 말해 한국 딸기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 딸기가 일본 딸기에 비해 품질도 좋고 맛도 좋아 세계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다만 일본은 콜드 체인이 잘 갖춰져 한국보다 수출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콜드 체인은 제품이 생산돼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낮은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배송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김 대표는 “공항에 냉장 시설이 있지만 비행기에 실을 때까지 외부 뜨거운 곳에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면 5월이나 6월까지 딸기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드 체인 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양주필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정책관은 지난 8일 열린 ‘K-푸드 수출 원팀 지원 방안 국회 토론회’에서 “저온 유통 체계(콜드 체인 등) 구축을 확대하고 선박 운송이 많은 배, 토마토 등에 CA(Controlled Atmosphere) 컨테이너 기술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딸기 수출 농가들은 선박뿐 아니라 비행기 선적에도 콜드 체인 시스템 적용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홍주아리향딸기영농조합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각국의 유통 회사 및 기관들과 직접 수출 상담에 나선 것이다. 현재 태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베트남의 현지 바이어와 미팅이 예정돼 있다. 김 대표는 “농산물 수출이 공산품 수출에 비해 훨씬 조건이 까다롭고 농가에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만큼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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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컨테이너온도와 습도, 공기 중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맛과 신선도를 유지하는 저장 기술을 컨테이너에 적용한 것.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