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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산불 1047건 발생…“통제 불능, 韓 면적 1.4배 태워”

입력 | 2023-08-20 16:52:00

18일(현지시각)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킬로나의 오카나간 호수 지역이 맥도걸 크리크 화재로 발생한 연기로 붉게 물들어 있다. 2023.08.19 킬로나=AP/뉴시스


미국 하와이에 이어 캐나다, 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캐나다는 전역에서 최소 1000건의 산불이 나 각 주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이 났다. 세계적으로 산발하고 있는 산불의 공통된 원인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19일(현지 시간) 캐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캐나다 전역에서 1047건의 산불이 동시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불에 탄 면적은 총 14만㎢로 우리나라 면적(약 10만㎢)의 약 1.4배에 달한다. 캐나다 당국은 진행 중인 산불의 절반이 넘는 661건이 “통제불능 상태”라고 밝혔다.

385건으로 가장 많은 산불이 난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는 18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날 약 3만5000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19일 3만 명에게 추가로 대피령이 내려졌다. 데이비드 에비 주총리는 AP통신에 “암울한 상황이다.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북극해와 인접한 노스웨스트 준주(準州)도 15일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노스웨스트 준주에서는 236건으로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많은 산불이 진행 중이다. CNN에 따르면 주도(州都)인 옐로나이프에서는 주민 2만 명 중 1만9000명이 대피한 상태다. 옐로나이프를 방문한 캐나다 정치인 키에론 테스타트는 “이곳은 유령 도시다. 세상에 끝에 있는 것 같다”고 18일 캐나다 현지 매체에 말했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유명 휴양지인 테네리페섬 북부에서도 15일 산불이 발생해 2만6000명 이상이 대피했다. 로사 다빌라 테네리페 의회 의장은 “전례 없는 규모의 화재”라고 밝혔다.

8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14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는 최소 1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전역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은 기후변화와 현지의 복합적 요소가 얽혀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의 수석 과학자 마크 패링턴은 “기후변화로 고온 건조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화재가 더욱 크고 위험해진다”고 설명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