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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초중고 합동 체육대회… 교사 단체 “업무 폭탄 우려”

입력 | 2023-08-21 03:00:00

학교당 20명 모아 단체경기 진행
100곳 이상 참여할 것으로 예상
교사들 “의견 묻지 않고 강행
설문 결과 99%가 반대 의견”



부산교사노조가 가을 체육대회 개최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이며 ‘교육청에 바라는 점’을 묻자 많은 교사가 “제발 현장 교사 의견을 반영해 달라”고 답했다. 사진은 답변에 있는 단어를 빈도에 따라 색과 크기를 달리해 시각화한 모습. 부산교사노조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올가을 수백 곳의 학교를 한자리에 모아 체육대회를 개최한다.

부산시교육청은 10월 28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일원에서 ‘아침 체인지 한마당 체육대회’를 진행한다. 학교당 약 20명의 학생과 학부모 등이 참여해 단체줄넘기와 줄다리기, 박 터뜨리기 등의 단체경기에 나선다.

이 체육대회는 정규 수업 전 20분 동안 학생에게 체육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아침 체인지(體仁智)’ 사업의 하나로 진행된다. 부산의 아침 체인지 선도학교인 초중고교 410여 곳 가운데 100곳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예상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별 교육 격차 해소와 교권 회복 등을 위한 교육 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체육대회를 기획한 것”이라며 “올해 확보한 아침 체인지 사업 예산 65억 원 중 2억 원을 행사 비용으로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교원단체는 이번 행사를 비판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는 성명 등을 내고 “현장 교사에게는 의견을 묻지 않고 행사가 강행되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동원하고 대회 준비를 하면서 교사들이 업무 폭탄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산교사노동조합도 교사 3540명이 참여한 ‘가을운동회(체육대회)에 대한 의견 수렴’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사 99.6%가 체육대회 개최를 원치 않는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체육대회 개최는 지난해부터 계획한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 관련 사항을 충분히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