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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하기 힘드니 도와달라”…‘위험작업 2인 1조’ 의무화 법안 발의

입력 | 2023-08-21 16:27:00

16일 오전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 앞에서 열린 ‘SPC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진실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8.1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인1조 작업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해당 사항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을)은 21일 위험 근무 지역에는 반드시 2인 이상의 근로자가 작업하도록 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2024년 2월22일부터 시행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 홀로 승강기를 수리하다 추락사한 20대 노동자가 남긴 마지막 문자는 ‘혼자 작업하기 힘드니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2016년 서울 구의역 사망 사건,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씨 사망 사건,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 끼임 사망 사건 등 2명 이상이 해야 할 위험한 작업을 혼자서 하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 어디에도 홀로 위험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일을 예방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정부는 2019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에서는 위험이 있는 작업장의 단독작업을 금지하고 2인 1조 근무를 의무화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도 스쿠버 잠수작업, 승강기 점검작업 등은 2인 이상 근무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법률이 아닌 규칙 또는 가이드라인, 매뉴얼 등에 있는 규정이어서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권고’ 사항 정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개정안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위험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사업주는 근로자가 2인 이상을 1조로 작업하게 하도록 의무화하고, 근로자가 위험한 작업을 하는 동안 다른 근로자가 작업상황을 관찰하면서 긴급구조·구급이 필요한 상황의 발생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벌칙 조항도 담아 실효성을 높였다.

개정안은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에 대한 2인 이상 근로자 작업 등 안전조치를 위반해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게 없기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을 홀로 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위험작업 2인 1조 법제화’를 통해 ‘일터에서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