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공장 숙련인력 못구해”
가동 미루고 대만인력 투입 태세
애리조나 노동계, 비자 거부 요청
TSMC “2000명 채용” 勞 달래기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애리조나 공장 가동 시기를 내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하면서 ‘숙련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TSMC는 이후 대만에서 숙련 인력을 조달하겠다며 미국 정부와 비자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무노조 경영’을 유지해 온 TSMC 관리자들이 과거 미국에서 직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정황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 2월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TSMC 전직 엔지니어는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사 관리”라며 “미국인은 관리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인을 교육한 다른 TSMC 직원들은 “대만 근로자는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르지만 미국 근로자는 더 나은 방법이 없는지 묻고 도전했다”고 전했다.

가예고 시장은 공장을 둘러본 뒤 “TSMC의 투자는 피닉스를 가장 진보한 반도체 글로벌 허브로 만든다”며 “TSMC가 건설 및 엔지니어링 산업 인재를 채용하는 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TSMC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이 소식을 전하며 “현지 공급업체가 2000여 명의 현지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며 “공급업체와 협력해 지역 일자리 기회를 창출하는 한편으로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통 움직임은 지역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노조에 유화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노조는 한국과는 다른 방식의 강성’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에 투자한 한 기업 관계자는 “미국 투자 부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강성 노조 여부”라며 “전미자동차노조(UAW) 등은 자금 동원력이나 지역 정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