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날 때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까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전쟁을 일으키는 가장 확실한 조건은 “절대 침공은 없다”라는 믿음이다. 그러므로 “절대로 불가능하다”라고 답하기는 곤란하다. 그 대신 이렇게는 말할 수 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 득이 없을 수도 있다. 중국의 군사력은 실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만큼 강하지 않다. 성공하더라도 희생이 크다.
중국이 정치적, 경제적 위기를 무마하고, 시진핑 체제의 안전을 위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취지에서 TSMC와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얻으려고 한다는 추측도 있다.
푸틴의 사례를 보면 전쟁으로 정말 푸틴 체제가 더 강고해졌을까? 당장은 더 강고해지고 국가적 단합을 초래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전후에 푸틴 체제는 더 불안정해질 것이 분명하다. 중국도 피와 희생을 가릴 만한 승리의 영광을 거두기 어렵다. 또한 지금의 중국 사회는 한국전쟁 당시의 중국과는 엄청나게 다르다. 경제는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강력한 지도체제 같지만, 중국의 경제와 금융, 정치구조는 러시아보다 훨씬 복잡하고, 지역 분권, 지역 갈등 문제도 러시아와 다르다. 이런 내부 구조는 전쟁으로 주의를 돌리고,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
이런 답변을 하면 바로 다음 날 중국군이 대만을 도발하는 기사가 떠서 사람을 머쓱하게 한다. 왜 중국은 성공 가능성이 약한데도 계속 대만을 위협하고,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려고 할까? 본질은 미국의 제재 완화와 대미 관계에서 파트너십의 회복이다. 중국이 미국 없는 세상을 만들거나 미국의 자리를 대체하려 한다는 기대는 완전한 착각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더 걱정된다.
임용한 역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