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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보다는 정부-지자체서 노하우 배워야”

입력 | 2023-08-22 03:00:00

[2023 A Farm Show-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정광윤씨, 복분자 등으로 억대 수익
제철회사 떠나 두릅 재배 조성윤씨
“주말마다 농장서 일하며 경험 쌓아”



2021년 귀농한 정광윤 씨가 전북 진안군 주천면 농장에서 복분자의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위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지난해 귀농한 조성윤 씨가 전북 순창군 인계면 밭에서 두릅나무의 순을 자르는 모습. 진안·순창=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2021년 귀농 후 농사를 지었는데 사전 준비를 제대로 안 한 걸 뼈저리게 후회했습니다. 2000만∼3000만 원 수익을 올렸는데 인건비를 빼니 사실상 남는 게 없더군요.”

농촌에서 ‘제2의 인생’을 시도 중인 전북 진안군 주천면의 귀농인 정광윤 씨(62)는 인천에서 안전물품 제조 판매 사업을 하다 2년 전 몸이 편찮은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진안으로 돌아왔다.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고 유튜브를 보며 그 나름대로 귀농을 준비했지만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정 씨는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말을 듣고 대추와 복분자 재배에 뛰어들었는데 초반부터 각종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귀농 이듬해인 지난해 정 씨는 마음을 다잡고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의 영농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다.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의 ‘귀산촌 스타트업 교육과정’도 수강했다. 정 씨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약 3900㎡(약 1200평) 면적에서 대추를, 약 2만4100㎡(약 7300평) 면적에서 복분자를 재배하며 억대 소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진안고원부자농원’이란 사업체도 설립했다.

정 씨는 “귀농에 앞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익히는 게 좋다”며 “초반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지역 주민들과 친분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현대제철에 다니다 지난해 전북 순창군으로 귀농해 두릅을 재배하는 조성윤 씨(59)도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사에서 정년을 앞둔 조 씨는 2018년부터 한국임업진흥원 교육을 통해 귀농을 준비했다. 주말마다 틈틈이 농장을 다니며 현장을 경험했다. 휴가 때도 귀농 준비에 매진했다. 덕분에 초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고 2년 차인 올해부터 두릅 재배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조 씨는 지금도 병충해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대처법을 배우는 중이다. 조 씨는 “무턱대고 농지를 구매한 후에 집을 짓겠다고 나선 이들 중 대부분이 귀농에 실패하더라”며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선 농사를 짓기 최소 1년 전부터는 현지에서 살다시피 하며 지역 주민들의 조언을 듣고 동시에 실전 같은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안·순창=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