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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테이블 만들며 1년 내내 휴가 떠난 기분”

입력 | 2023-08-22 03:00:00

[2023 A Farm Show-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고성서 공방-카페 운영 염대현씨




“365일 동안 휴가지에서 일하는 기분이에요.”

17일 오후 강원 고성군 토성면 천진리의 한 공방에서 만난 염대현 씨(28·사진)는 “워케이션(Workation·일과 휴가를 병행한다는 뜻)을 할 수 있는 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염 씨는 2013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고향인 강원 속초를 떠났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공인노무사 시험에서 떨어진 뒤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헤드헌팅 회사 직원 등을 거쳤다. 그러다 2020년 6월 서울 생활을 접고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을 떠난 건 쳇바퀴 같은 도시 생활 속에서 받았던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사표를 던진 그는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캠핑을 하다 “편리한 캠핑 테이블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만의 ‘로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만들어 알리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우연히 알게 된 목수를 통해서 나무 다루는 기술을 배웠고, 속초에서 패션 디자인을 하던 여동생 혜원 씨(25)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염 씨가 만드는 테이블은 작은 사각 모양부터 4, 5인용 둥근 화로 테이블까지 모두 5종류다. 2019년 고성과 속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목들을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불에 탄(Burnt)’과 ‘나무(Wood)’를 합친 브랜드 ‘번투드(BURNTOOD)’도 만들었다.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둔 5000만 원을 들여 속초와 인접한 고성에 건물을 임차하고 2021년 4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며 온·오프라인 매출이 늘고 있다. 염 씨는 “테이블은 상판과 받침대를 접을 수 있고, 홈을 만들어 끼우는 방식이라 설치와 해체가 편리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공방은 염 씨의 작업장이자 사업장이다. 공방 바로 옆에는 제품 판매장과 작은 커피숍도 있다. 염 씨는 이곳에서 캠핑용 테이블을 만든다.

염 씨는 테이블과 함께 만들어 파는 친환경 섬유 티셔츠와 모자, 커피숍 매출까지 더하면 평범한 월급쟁이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도시 생활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 속에서 즐기는 삶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너스다. 염 씨는 “앞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매출을 늘리면서 성공적 귀촌 생활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