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째 집권 중인 훈센 총리가 22일 장남 훈마넷에게 총리 자리를 물려준다. 이로써 캄보디아는 북한과 함께 아시아의 세습 독재 국가라는 낙인이 찍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훈마넷은 이날 의회 투표를 거쳐 공식적으로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달 23일 총선에서 의회 125석 중 120석을 차지하며 압승하며 훈마넷의 권력 승계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내각 고위직에 막내아들과 조카사위 등 가족과 측근들을 세우기도 했다.
캄보디아군 사령관인 훈마넷은 현재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그는 1999년 캄보디아인 최초로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영국 브리스톨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캄보디아에 귀국한 훈마넷은 총리경호부대장과 대테러사령관, 육군사령관, 육군 참모차장 등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훈마넷은 미국에서 오래 체류한 탓에 친미파 혹은 온건파, 합리주의자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친(親)서구적 통치를 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외교 전문지 더디플로맷(The Diplomat)은 “훈마넷이 물려받을 정치 체제는 중국의 경제적·정치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캄보디아의 외교 방향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한편 훈센 총리는 총리 자리에서 내려와도 여전히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훈센 총리는 아들의 통치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아직 끝이 아니다”라며 2033년까지 다른 직책에서 정부 운영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