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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오락’은 옛말… 충분히 자야 시험도 잘 보죠

입력 | 2023-08-23 03:00:00

낮에 졸면 집중력 떨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안돼
수면은 양보다 질이 중요…휴식 중시하는 생활 습관을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능은 매년 한 번의 기회로 희망 대학의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다. 수능을 앞둔 시기에 보통 수험생들은 큰 심리적 압박을 느껴 식사를 거르거나 잠을 줄여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곤 한다. 하지만 수능은 마라톤과 같아 단거리 선수처럼 시험 전에 체력을 소모하면 오히려 수능 당일 컨디션을 못 챙길 수 있다. 따라서 시험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고 전략적으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충분한 수면은 수능 시험 준비에 있어 핵심 역량인 체력과 정신력의 기초가 된다. 수면은 크게 1∼4단계와 렘(REM)수면 단계로 나뉘는데 보통 밤새 5∼7회의 렘수면 사이클을 겪는다. 1, 2단계의 얕은 수면 단계를 지나 깊은 수면인 3단계 수면에 들어가면 뇌의 파동이 크고 느린 델타파로 변화한다. 이때에 몸은 체온이 조금 낮아지며 △몸의 이완 △세포 및 조직 재생 △근육 회복 등 체력 회복의 과정을 거친다.

느린 파동으로 활동이 적어진 뇌는 △기억 저장 및 정리 △감정 경험 소화 △감정 회복력 향상 △인지 능력 향상 △집중력 향상 등의 과정을 거쳐 학습 효과를 올린다. 즉, 수면 시간을 줄여 공부량을 늘리더라도 충분히 깊은 수면 사이클을 겪지 못하면 뇌의 저장 기능이 떨어지고 체력이 약화돼 공부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수면 부족은 주간졸림증 및 집중력 저하 등을 초래해 시험 준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주간졸림증은 맑은 상태로 보내야 하는 낮에 졸음이 오는 것을 말하며 흔한 증상으로는 혼란스러움이 있다. 주간졸림증은 야간 수면이 부족할 때 주로 나타나며 만성적인 피로감을 유발해 공부 의지를 심하게 저해한다.

수면 부족은 여러 호르몬 조절에도 영향을 주는데 특히 코르티솔, 렙틴, 그렐린이 영향을 받는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조절에 이상이 생기면 감정 기복, 성적 압박감, 좌절감 등 부정적인 감정에 취약해진다. 또한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과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 조절에 문제가 생기면 건강하고 규칙적인 식습관 유지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수면 건강관리는 시험 준비 능률과 시험 당일 컨디션을 견인하는 기초적인 요소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침대에 누워 잠을 자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해서 좋은 수면 건강을 지키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일찍 잠이 들었더라도 수면 중 자주 깬다면 이는 질이 낮은 수면을 취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경우 수면의 선 기능인 체력 회복 및 인지 능력 향상이 어려울뿐더러 문제 해결 능력 저하를 초래해 실수가 잦아지고 부주의로 인한 사고 위험도가 높아진다. 특히 집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져 꾸준한 정신력이 필요한 학업에 열중하기 어려워진다.

글로벌 수면 솔루션 레즈메드의 파트너이자 수면 생리학자인 팀 스티븐슨 박사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휴식을 중시하는 생활 방식 자체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숙면과 렘수면 등 각 수면 단계는 신체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수면 사이클을 균형 있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잠에 들기 좋은 환경 조성, 전자기기와 빛 등 자극 멀리하기, 이완 및 쉼의 상태에 도움이 되는 행동하기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최적화된 수면 전략을 짜는 것은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나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건강한 수면 습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수면 패턴 및 환경을 조절해봤는 데도 불구하고 잠에 깊이 들지 못하거나 밤중 자주 깬다면 최상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의료적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