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허리우드 극장
21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 허리우드 극장에선 최근 인기를 끄는 ‘오펜하이머’ ‘밀수’ 같은 최신 영화 대신 1959년 미국에서 제작된 고전 영화 ‘리오 브라보’가 상영 중이었다.

이날 상영된 존 웨인 주연의 고전 서부영화 ‘리오 브라보’(1959년)의 한 장면.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세상 시름 잊는 ‘추억의 영화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의 ‘허리우드 극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표를 예매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허리우드 극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어르신들에 의한, 어르신들의 극장’을 표방하며 55세 이상과 동반인에게 1인당 2000원에 영화표를 판다. 자막 크기는 다른 영화관의 1.5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하루 2000여 명이 찾았는데 코로나19 기간에 관람객이 크게 줄었다. 올 들어 방역규제가 완화되면서 하루 관람객 1000명대를 회복했다.
이곳에선 멀티플렉스 극장에선 볼 수 없는 ‘극장쇼’ 공연도 열린다. 이날도 배우 겸 가수 김성환의 공연을 보기 위해 관객 100여 명이 입장 시간 30분 전부터 줄을 서 있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이공식 씨(79)는 “김성환의 히트곡 ‘묻지 마세요’를 듣고 싶어 왔다”며 “가격도 저렴한 데다 추억의 공연을 볼 수 있어 매주 2, 3번씩 찾는다”면서 웃었다. 영화관 관계자는 “극장쇼는 우리 극장의 하이라이트”라며 “어르신들이 흥에 겨워 춤을 출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귀띔했다.
● 기억 박물관에 레트로 물건 전시
노인들을 위한 극장을 표방하는 이곳은 55세 이상 장년층과 동반자에게 영화표를 2000원에 팔고 있다. 허리우드 극장은 가수의 춤과 노래를 볼 수 있는 극장쇼도 진행한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허리우드 극장은 단순한 영화관을 넘어 실버 세대가 세상을 이해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