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소원이 있다면, 속 시원하게 판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거예요. ‘너 원하는 게 뭐니? 어디가 아프니?’”
‘국내 1호’ 아기 판다 푸바오에 이어 국내 첫 쌍둥이 판다까지. 한국에서 태어난 판다들의 자라나는 매 순간을 함께해온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54)는 “가까이서 접하고 만질 수 있는 반려동물과 달리 야생동물은 보고 관찰한 것 위주로 판단해야 한다”며 “푸바오 식구들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며 밝게 말했다.
에버랜드가 국내 첫 쌍둥이 판다들의 출생 50일을 맞아 24일 경기 용인시 판다월드에서 강 사육사와 정동희 에버랜드 동물원장의 언론 브리핑을 진행했다. 아이바오(엄마), 러바오(아빠), 푸바오(첫째 딸) 등 판다 가족을 전담하는 강 사육사의 첫 언론 인터뷰다.

강 사육사의 관심사는 온통 판다에 맞춰져 있었다. 지난달 7일 아이바오와 러바오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판다를 교대로 돌보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강 사육사는 “아이바오가 두 번째 육아다보니 쌍둥이를 케어할 때 (푸바오 때보다) 자연스러워지고 익숙해졌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모든 것이 4~5일 정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아기를 내려놓고 대나무를 먹는 시간도 3~4일 정도 빨라졌다.
강 사육사는 “판다에게 행복은 판다 종 특성이나 습성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라며 “푸바오도 (중국에) 보내줘야 한다는 걸 익히 알고 있었던 만큼 푸바오를 위해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바오, 러바오를 (한국으로) 데리고 올 때 적응을 잘할 수 있도록 도운 것처럼 푸바오 또한 돌아가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저뿐만 아니라 중국 측 사육사들도 단단히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2016년 각각 3세, 4세였던 아이바오, 러바오를 중국에서 데리고 올 당시 강 사육사는 먼저 중국에 건너가 생활하면서 판다들과 낯을 익히고 중국어까지 배웠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일반 관람객 입장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마치 아이돌 공연장에 ‘오픈런’ 하듯 달려와 펜스 앞에 섰다. 손목엔 푸바오 팔찌, 머리엔 푸바오 머리띠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용인=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