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2%로… 5월 이어 하향 올해 성장률 전망은 1.4% 유지 기준금리 3.5%… 5연속 동결시켜 이창용 “저금리 시대 복귀 힘들 것”… ‘부동산發’ 가계부채 증가 경계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3%에서 2.2%로 낮췄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중국 경제의 장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낮췄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전망(2.4%)보다 낮은 것으로 잠재 성장률(2%)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은 기존 1.4%를 유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중심 성장 전략이 한계를 맞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의 재정 위기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견할 때까지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2월(2.5%)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내렸지만 이번에는 기존 전망(1.4%)을 유지했다. 중국 경기 침체 등에도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발표에서 수출 회복 등을 근거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당분간 저금리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낮다며 최근 증가하는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냈다. 주택 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가계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 총재는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연 1∼2%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젊은 세대가 인플레이션 경험을 못 해서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하셔야 한다”고 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3.5%로 5연속 동결했다. 가계부채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중국 리스크’를 계기로 경기 침체가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연내에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