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경쟁] 50년전 세계 첫 정부전담조직 신설… 美의 10% 비용으로 4번째 ‘달터치’ 민간기업 손잡고 ‘유인달착륙’ 박차 찬드라얀 3호, 달착륙후 사진 전송… 탐사로버 ‘프라그얀’도 임무 수행
‘303만 원.’ 23일 달 착륙에 성공한 인도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다. 한국 1인당 GDP의 6% 수준인 인도가 세계에서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50년 이상 우주 산업에 꾸준히 투자한 ‘뚝심’이 지금의 인도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50년 전 우주청 설립해 일관된 투자
실제 우주 개발에 사용된 인도의 정부 예산은 2011년 8억6800만 달러(약 1조1500억 원)에서 2021년 19억7600만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중국, 이탈리아 등은 오히려 예산이 줄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절대적인 예산은 적지만 지속적으로 우주 개발에 투자한 것이 지금과 같은 우주 강국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 결과 찬드라얀 3호는 미국의 10% 수준의 비용으로 ‘가성비’ 좋은 우주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찬드라얀 3호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약 7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1년 한 해에만 달 탐사 개발에 8억5000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일찌감치 정부 전담 조직을 만든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도 정부는 ISRO 설립 후 1972년 세계 최초로 우주 분야를 전담하는 정부 조직인 우주청(DOS)을 설립했다. 우주청은 우주 관련 정책을 전담하고, 국가적인 우주 프로젝트를 기획 및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안 연구위원은 “한국이 지금도 만들지 못한 우주청을 인도는 50여 년 전에 설립해 일관된 정책 방향성을 가지고 기술 개발을 지휘했다”고 분석했다.
ISRO의 다음 미션은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인 ‘가가니안(Gaganyaan)’이다. 인도의 우주 비행사 3명을 달로 보내는 것이 목표이며, 현재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ISRO는 “가가니안의 임무 수행을 위해 인도의 우주 생태계 내 민간 기업들과도 협력 기회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의 힘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찬드라얀 3호, 착륙 후 찍은 사진 전송
인도의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 표면에 착륙한 직후 찍은 달 표면 사진. 인도우주연구기구(SRO) 제공
앞서 20일 달 남극 착륙에 실패한 러시아의 연방우주공사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착륙을 축하한다”며 “달 탐사는 인류 모두에게 중요한 미션”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