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23). 뉴시스
지난달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23)의 어머니는 아들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아들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이유가 너무 많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킹 이병의 어머니 클로딘 게이츠는 전날 거주지인 위스콘신주 러신에서 진행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미국에 가족이 있는데도 북한에 머물고 싶어 한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들은 미국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인종차별주의자 같은 타입도 아니다”라며 킹 이병이 미군 내 인종차별 등에 반감을 품고 망명을 희망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아직도 아들의 행동이 당황스럽다며 아들이 몇 달 전부터 입대 초기에 비해 가족과 소통이 줄어든 상태였다고 전했다.
킹 이병은 한국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다가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투어에 자신을 민간인이라고 밝히고 참가했다. 그는 판문점 건물 견학 도중 무단으로 월북했다.
킹 이병의 가족은 킹 이병이 폭행으로 인한 추가 징계와 전역 가능성에 두려움을 가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킹 이병을 향해 “나는 네게 화나지 않았다. 단지 네가 집에 돌아오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하며 “아들에게는 창창한 앞날이 있다. 아직 젊은 나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라는 보도를 통해 “트래비스 킹은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며 “조사과정에서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