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중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중부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주관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공청회’가 환경단체의 단상 점거로 인해 파행을 빚고 있다. 뉴스1
25일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국가물관리위)의 ‘제1차 국가 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 반발로 무산됐다.
국가물관리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스페이스쉐어 서울중부센터에서 ‘4대강 보 처리방안’ 취소의 후속 절차로 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다. 이달 초 국가물관리위는 지난달 감사원의 “보 처리방안이 비과학적이고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감사 결과를 반영해 2021년 1월 의결된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공청회 시작 5분 전 ‘한국환경회의’와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 등 환경단체 활동가 11명이 단상에 올라와 공청회 중단과 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계획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청회가 충분한 의견 수렴 등의 절차와 논의 없이 열렸다. 국가 물관리계획을 졸속 변경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2년 동안 수립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감사 발표 한 달 만에 변경하는 것은 단순한 전 정권 지우기”라고 비판했다.
또 “수량과 치수 관점에서의 물관리가 겨우 수질 중심으로 전환됐는데, 배덕효 국가물관리위원장 등은 정부의 일방적 소통과 주장을 따르기만 하고 있다”며 배 위원장의 사퇴도 요구했다.
환경부가 4대강 모든 보를 존치하고 공주보, 세종보 등을 운영 정상화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25일 공주보 수문이 열려 있다. 뉴스1
환경단체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반영해 보 처리방안을 취소한 국가물관리위의 결정에 대해
“감사원에서는 보다 합리적, 과학적인 데이터를 반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보를 존치하라고 한 게 아닌데 환경부와 물관리위는 곧바로 재의결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4대강 보가 가뭄이나 홍수 대응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의 홍수 가뭄은 지류 지천의 문제이지 (4대강 보가 설치된) 본류와는 큰 연관이 없다. 하천 자연성 회복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을 역행해 20~30년 전 농공용수가 아주 필요했던 시절 프레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며 “백 번 양보해 치수가 필요하더라도 충분한 연구와 논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가물관리위는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개방 △한강·낙동강 보 처리 방안 추후 마련 등 보 처리방안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할 방침을 밝힐 계획이었다. 또 보 처리방안과 관련해 ‘자연성 회복’, ‘인공구조물’ 등의 표현을 각각 ‘지속가능성 제고’, ‘하천 시설’ 등으로 변경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환경부의 물관리기본계획 변경안 발표 이후 수자원·상하수도·물 환경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토론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배 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은 환경단체의 반발이 길어지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가물관리위는 환경단체의 점거가 1시간 넘게 이어지자 오전 11시경 “(공청회 무산으로) 국민 의견 개진의 기회를 드리지 못한 부분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청회를 취소했다. 물관리위 관계는 “추후 다시 일정을 잡아 공청회를 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