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경북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된 황병준 하사의 유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10년 3월 경북 영덕군 우곡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국군 전사자의 신원이 황병준 하사(당시 20세)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황 하사의 유해는 국유단과 해병 1사단 장병들이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굴 작업을 하던 중 수습됐다.
경북 의성군 출신인 황 하사는 1950년 5월 국군 3사단 23연대에 입대했다. 6·25전쟁 발발 직후 8월 14일 영덕 전투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전사했다. 영덕전투는 국군 3사단이 부산에 진출하려는 북한군 5사단을 저지하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전투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왼쪽)이 24일 황병준 하사의 유족 자택을 찾아 신원확인 통지서와 호국영웅 귀환패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국유단은 전사자들의 병적자료를 토대로 유족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유전자(DNA) 시료를 채취해왔다. 2022년 10월 황 하사의 조카 황태기 씨가 국유단에 제출한 유전자 시료와 고인의 DNA가 최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73년 만의 귀환이 이뤄지게 된 것.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입대 직전 약혼녀에게 “꼭 살아 돌아올 테니 결혼해 아들딸 낳고 잘살자”라는 약속을 남기고 눈물로 이별했다고 한다. 조카 황 씨는 “늦었지만, 삼촌의 유해를 찾게 돼 너무도 다행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은 24일 유족의 자택(대구 동구)에서 전사자 신원을 알리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