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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금 사재기’ 마트서 육탄전…日제품 불매운동도

입력 | 2023-08-25 16:35:00

웨이보 캡처


일본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면서 각국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요 2개국(G2)’인 중국과 미국의 온도차가 상당하다. 방류 첫날인 24일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중단한 중국에서는 소금 등 해양 관련 생필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 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은 물론 추가 수입 규제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반면 미국은 “일본을 신뢰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 시간) “방류 과정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며 안전하다”고 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 대사는 아예 “31일 후쿠시마현을 찾아 이 지역의 생선을 먹겠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25일 한국의 입장에 대해 미국처럼 전면적인 찬성도, 중국처럼 전면적인 반대도 아닌 ‘중간’이라고 평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를 신뢰한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강력 반발하며 여론이 분열된 점을 고려한 것이다.



● 中, 소금 구매 육탄전
25일 펑파이 등 중국 현지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이미 곳곳의 소매점 내 소금 매대가 텅 빈 모습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소금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 육탄전을 벌였다. 산둥성 웨이하이항 근처 시장에서도 소금을 사기 위해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로 인해 단 1시간 동안 판매된 소금의 양이 4t을 넘겼다. 랴오닝성 다롄에서는 한 소매 점주가 소금값을 2배로 올려 팔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도 소금이 ‘품절’된 지 오래다. 이에 중국 내 유일한 소금 생산 국유기업인 중옌그룹은 성명을 통해 “비축량이 충분하다”며 사재기 자제를 촉구했다.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는 소금 관련 회사의 주가가 줄줄이 급등했다.


웨이보 캡처



일부 중국 소비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염수 방류 영향을 받는 일본 브랜드’ 목록을 공유하고 있다. 화장품, 의류, 잡화 등 일본산 소비재 전반에 대한 불매 운동이 벌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일본 브랜드는 “우리 제품은 방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안심하고 구매해달라”며 중국 소비자를 달랬다.

중국이 일본산 제품에 대한 추가 규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날 “각 지역에서 모니터링 강도를 높여 식품 생산·경영자가 식품 안전 관련 법률과 수입 식품 관련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감독하라“고 지시했다.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은 앞서 한국에서도 소금 가격 급등, 사재기 현상이 있었으며 중국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왕샤오칭(王小青) 중국염업협회 이사장은 “국내 소금 생산량이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국민의 방식을 흉내 내지 않기를 바란다”며 은근슬쩍 한국 소비자의 행태를 비판했다.



●美, 日 지지 거듭 강조
미 국무부는 24일(현지 시간) 한국 언론들의 관련 질의에 “일본의 계획에 만족한다. IAEA 핵안전 기준을 포함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같은 날 이매뉴얼 대사는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먹겠다는 자신의 계획이 “일본의 체계적인 절차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미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5일 아사히신문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주요국 반응을 다루는 기사에서 미국, 대만, 필리핀 등은 찬성 국가라는 의미에서 ‘동그라미(○)’로 표시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중국, 홍콩, 북한 등에는 반대의 뜻으로 ‘엑스(X)’를 붙였다. 한국과 태평양 도서국은 ‘세모(△)’로 분류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의상황을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와 과학을 믿어달라’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를 정치 쟁점화하며 정부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