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터 비전 결합한 스마트 안경… 화재사고 나면 연기 속 보여주고 출근 안해도 눈앞에서 동료와 회의… 글로벌 IT 업체들 기술 개발에 사활 ◇슈퍼사이트: 배우고, 생각하고, 연결하는 법을 바꿔놓을 시각 혁명/데이비드 로즈 지음·박영준 옮김/400쪽·2만1000원·흐름출판
대학 졸업반이던 1990년대 중반, 교내에서 한 PC통신 업체가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었다. 막 출범한 그 회사는 주 고객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판촉 행사를 벌였고, TV 광고도 매우 야심차게 했는데 얼마 안 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그즈음부터 인터넷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것처럼 이제는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런 ‘세상을 바꾼 혁명’은 2000년대에는 스마트폰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은 뭐가 올까?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한 관람객이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해 물고기의 뼈에 살과 비늘을 붙이고 있다. 흐름출판 제공
한 소방장비 제조업체가 개발한 특수 헬멧을 쓴 소방대원은 어둠과 연기를 뚫고 앞을 내다보고, 온도가 높은 부분을 구별해서 볼 수 있다. 흐름출판 제공
세계적인 기업과 과학자들이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으니 언젠가 그런 세상이 올 가능성은 커 보인다. 그리고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폭이 넓어지면서 점점 더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될 공산이 크다.
한편으로 우리가 기술의 발전과 그에 관한 책을 읽을 때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그것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배려할 수 있느냐 여부다. 햄버거집 키오스크가 어려워서 이용을 못 하는 사람들은 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기술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 부작용을 언급하는 일은 드물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