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나쿨 지음·유선사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엉켜 있을 땐 언제나 부엌에 들어와 섭니다. 그리고 숫돌을 꺼내 물에 담그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물에 잠긴 숫돌에서 솟아오르는 기포를 보면서 오늘은 실수 없이 칼을 잘 갈자고 다짐합니다. 그렇게 마음을 가다듬고 준비한 도구를 들고 요리할 때는 기합부터 확실히 다릅니다. 그렇게 만든 요리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큰 위안이 됩니다. 날이 죽었던 도구는 가다듬어 다시 쓰게 되었고, 들숨을 쉴 때 느껴지는 마음의 근육은 점점 단단해집니다.
디자이너가 요리를 하며 찾아온 일상의 변화를 기록한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