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의 세계 무대 도전기 양상문 감독이 ‘남 일’ 여자야구에 두 팔 걷고 나선 까닭
양상문
지난해 12월 3일 중부지방 전역에 새벽눈이 내렸다. 양상문 SPOTV 해설위원(62)은 롱패딩과 털모자로 무장하고 집을 나섰다. 한국여자야구연맹에서 마련한 ‘여자 야구 클리닉’ 행사에 참석하러 경기 고양시 NH인재원 야구장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여자야구에 큰 애정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평생 야구를 하며 살았지만 그 역시 한국에 여자야구팀이 있다는 사실은 프로야구 LG 감독 시절(2014∼2017년) 처음 알았다. LG그룹이 후원한 여자야구대회가 이천 LG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여자야구는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었다.
이번 클리닉도 애초에 이틀이면 끝나는 단발성 행사였다. 하지만 이 이틀은 양 위원을 여자야구 국가대표 감독에 자원하게 만들었다. “눈도 와서 야구장의 눈을 쓸고 클리닉을 했는데 선수들이 ‘춥다’는 소리 한 번을 안 하더라.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이동현
대표팀 ‘맏언니’ 신누리(37)는 “사회인 야구는 다 아리랑볼이라 우리가 쭉쭉 들어오는 볼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며 “또 정근우 코치님은 타격 때 손목 쓰는 디테일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허 코치도 본업인 배터리 코치는 물론이고 외야 코치까지 맡아 1인 2역을 해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