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野, 광화문서 용산까지 거리행진 與 “어민-수산업계 지원책 마련”
민주당 지도부, 용산으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앞줄 왼쪽부터 박광온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야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틀째인 25일 장외에서 설전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거리행진 시위를 벌이며 “이순신 장군에게 부끄럽지 않게 ‘이기는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수산업계 현장을 찾아 “반국가적 세력이 공포를 확산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지도부와 의원, 보좌진, 지지층 수백 명과 함께 거리행진에 나서면서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인류에 대한 범죄이자 제2의 태평양전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류 건강에 대한 테러를 자행하는 일본 행태는 돈 몇 푼 모아서 유흥업소에 가보겠다고 사람 목숨을 뺏는 ‘살인 강도’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순신 장군에게 부끄럽지 않은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윤석열을 탄핵하라” “해양투기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두 시간여에 걸쳐 용산 대통령실까지 도보로 행진했다. 용산 대통령실 근처에서 경찰에 가로막힌 이들은 서울전쟁기념관 주변을 한 바퀴 돌고 해산했다. 민주당은 토요일인 26일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중단 범국민대회’를 여는 등 장외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를 찾아 ‘우리 수산물 지키기’ 현장 간담회를 열고 수산물 안전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 괴담으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는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예산상 지원 대책을 정부와 함께 집행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해양 방사능 조사 정점도 2배 늘려서 실시하고, 고통받는 어업인을 위한 긴급경영안전자금 지원 규모도 대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곳곳 ‘오염수 반대’ 집회… 마산어시장 축제는 북적
대형마트선 건어물 매출 급증
해수부장관, 인천어시장에 수산물 소비 활성화 현장점검을 위해 25일 인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을 찾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이 시장 상인과 함께 꽃게를 손에 들고 있다. 국민의힘도 이날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를 찾아 수산물 안전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선 전날에 이어 오염수 방류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 대학생들은 이날 오후 4시경 ‘방사능 오염수 투기 찬성하는 국민의힘 해체하라’는 팻말을 들고 대사관 강제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했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3차례 해산 명령을 내린 끝에 집회 참가자들을 해산시켰다. 한빛교회 등 진보 성향 기독교 단체도 ‘핵폐수 투기 테러 철회하라’는 팻말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부터 대형마트에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수산물 수요가 급증했다. 25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전날 멸치, 황태 등 건어물 매출은 전년 같은 날 대비 130%, 미역 다시마 등 건해조류 매출은 100% 늘었다. 추석 대목을 앞둔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수산물 선물세트 등에 영향이 없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25일부터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마산어시장축제’ 첫날 현장은 상인들의 우려와 달리 방문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다만 일부 손님은 원산지와 언제 잡힌 물고기인지 등을 꼼꼼하게 묻기도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