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심할땐 소비줄여도 불만족 저축늘려도 효용 높지 않아 MZ세대, 지속적 소비로 행복 추구
MZ세대는 개성이 강하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데 망설임이 없는 세대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맞는 제품을 과감히 소비하는 ‘가치 소비’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과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 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MZ세대는 자산과 소득이 적음에도 과감한 투자와 소비에 적극적이고, 저축보다는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개인의 소비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벌어들이는 소득의 총합, 즉 항상소득에 의해 좌우된다.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과 사회초년생을 포함한 젊은 MZ세대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벌어들이는 소득이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MZ세대는 소비를 늘리기보다는 저축을 통해 항상소득을 늘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 수준을 끌어올리는 선택을 해야 합리적이다. 이 가설로는 자산, 소득의 크기와 관계없이 가치 소비에 적극적인 현재 MZ세대의 소비 방식을 설명할 수 없다.
오늘날 MZ세대의 고위험·고수익 투자 선호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버드대 경제학과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이를 설명해준다. 연구진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수익률이 하락하는 경제 상황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지속적인 소비를 통해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을 때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속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투자자가 매 시점에 본인이 구성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제공할 수 있는 기대 수익률만큼의 소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이렇게 매 시점 얻는 수익률만큼 소비할 때 투자자는 미래의 소비 수준을 크게 늘릴 수는 없어도 지금 당장은 만족스럽게 소비할 수 있다. 미래에 더 큰 효용을 얻기 위해 저축을 한다는 예비적 소비와는 상반되는 이론이다.
박세영 노팅엄경영대 재무 부교수 seyoung.park@nottingham.ac.uk
정리=최호진 기자 ho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