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신궁’ 김진호 한국체육대 교수의 연구실에는 먹을 게 끊이질 않는다. 그는 “좋은 음식을 기분 좋게 먹는 게 건강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원조 신궁’ 김진호 한국체육대 교수(62)는 선수 시절 근력이 약했다. 힘이 없으니 그가 쏜 화살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곤 했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가는 팔로 어떻게 활을 잘 쏘냐”고 묻곤 했다. 그는 항상 이렇게 답했다. “활을 힘으로 쏘나요. 요령으로 쏘는 거죠.”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하지만 그가 누구보다 잘하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산행이었다. 그는 태릉선수촌의 단골 훈련이던 ‘불암산 등산’을 누구보다 즐겼다. 그는 “내게 등산은 스스로와의 싸움이었다. 불암산에서 가장 힘든 ‘깔딱고개’를 넘고 나면 무한한 희열과 성취감을 느끼곤 했다”고 했다.
그가 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먹는 것이다. 그는 “먹는 낙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시세끼 잘 챙겨 먹고 간식도 수시로 먹는다”며 웃었다. 그의 연구실에는 커피와 차,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과자와 과일 등이 가득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먹는 걸 조절하거나 하지 않고 마음껏 먹는 편”이라며 “잘 먹고 행복한 게 최고”라고 했다.
여전히 날씬한 몸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는 “사치는 하지 않더라도 먹는 데에는 아끼지 말자는 주의다. 이왕에 먹는 거라면 최대한 몸에 좋은 음식으로 먹으려 한다”고 했다. 그는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는 잘 먹지 않는다. 하지만 이왕 먹을라치면 수제버거와 주스를 먹는다. 닭고기도 튀김 닭보다는 백숙 위주로 즐긴다. 곰탕이나 설렁탕 등을 먹을 때는 소금이나 양념 등을 넣지 않는다. 그는 “외식보다는 주로 집에서 음식을 해 먹는 편”이라며 “뷔페 등을 갈 때면 샐러드나 과일 위주로 양껏 먹는다”라고 했다.
1995년부터 모교인 한국체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올해 1학기부터 대학원장을 맡았다. 그는 “은퇴하기 전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직을 맡게 됐다. 학교를 위해, 또 한국 양궁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그는 “지금처럼 건강하다면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악기도 배워 보고 싶고, 시도 쓰고, 책도 내 보고 싶다. 그동안 양궁 외길을 걷느라 해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