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발목을 다친 승객이 헬기로 구조되는 모습. 고양소방서 제공
비번 날 북한산에 오른 부부 소방관이 다친 등산객을 업고 소방 헬기까지 인계했다.
28일 고양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7분경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박준흠 소방장(36)과 양주경 소방장(33) 부부는 비번 날 북한산을 오르던 중 거동이 불편한 30대 여성 A 씨를 목격했다.
이들은 백운봉 암문 근처에서 무릎과 발목을 다쳐 걸을 수 없는 A 씨를 발견했다. 소방관 부부는 곧바로 통증을 호소하는 A 씨에게 다가가 부상 정도를 확인했고, 이대로는 하산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박 소방장은 A 씨를 등에 업고 산길을 올랐다. A 씨를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백운봉 암문 근처까지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50m 남짓한 거리였지만 가파른 경사 탓에 혼자서 옮기기가 어려워, A 씨의 가족과 헬기장 인근에서 대기 중인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들도 번갈아 가며 A 씨를 등에 업으며 도왔다.
경기 고양소방서 소속 박준흠(36·왼쪽) 소방장과 양주경(33·오른쪽) 소방장 부부
무사히 헬기장에 도착한 A 씨는 구조헬기에 태워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까지 안전하게 치료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후 A 씨의 가족은 소방관 부부에게 감사하다고 했지만, 이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이제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말하며 한 번 더 안심시켰다.
박 소방장과 양 소방장 부부는 근무지에 북한산이 있는 특성상 등산객 구조 활동이 많은 탓에 쉬는 날이면 체력훈련과 지리 조사를 위해 자주 산을 탄다고 한다.
박 소방장은 “위급상황 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