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가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 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주 원 소속이던 서울고법 민사항고 재판부에 출근 해 원래 담당하던 11건의 민사 사건을 직접 마무리했다고 한다. 22일 모친상 발인 당일 지명된 직후 청문회 준비에 돌입하면서도 서울고법 재판부에서 다뤄온 사건들을 끝까지 챙긴 것. 이 후보자 주변에서는 “청문회 준비절차가 복잡하니 판결은 남겨둬도 된다”며 만류했지만 이 후보자는 “(본인이) 맡았던 사건인 만큼 결론을 낼 수 있는 사건은 내고 가는 것이 도리”라며 업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를 잘 아는 한 판사는 “재판 지연이 문제라고 얘기하면서 정작 맡은 재판을 미루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 같다”며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이 후보자의 스타일이 드러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평소 “좋은 재판을 위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이어야지, 워라밸만 따로 생각하는 조직에는 미래가 없다. 기능체가 공동체가 되는 순간 망한다”는 지론을 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29일부터 대법원 인근에 마련된 외부 사무실로 출근해 본격적인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준비할 예정이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