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대선서 야당에 1위 내준 뒤 살인적 인플레에도 현금지원 정책 아르헨 페소화 가치 급락하자 이웃 우루과이서 쇼핑 입국 행렬
경제난 반발 시위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이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24일(현지 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위대가 고용 창출, 실업자 지원 등을 요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뉴시스
10월 대선을 약 두 달 앞두고 아르헨티나 집권 좌파 정권이 또다시 현금 남발성 복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13일 대선 예비선거에서 극우 성향 경제학자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현 정부가 우파로 기운 민심을 잡기 위해 살인적인 물가 상승 등 심각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를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예비선거 후 첫 경제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향후 3개월 동안 약 750만 명의 퇴직자에게 월 3만7000페소(약 14만 원)를 지급한다. 또 자영업자에게는 6개월간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자녀 수에 따라 가구당 식품 지원 비용을 늘린다. 특히 민간 기업의 경우 월 40만 페소(약 151만 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근로자에게 2개월간 6만 페소(약 23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하도록 했다. 이 보너스 정책은 550만 명의 근로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마사 장관은 “소규모 기업의 경우 국가가 보조금 100%를, 중소기업은 50%를 부담한다”며 “모든 경제 부문이 어느 정도 국가 지원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야권 대선 후보들은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밀레이 후보는 “항상 똑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순 없다”며 “그것(포퓰리즘 정책)은 항상 실패했고 또 실패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우파 성향의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안전장관은 “마사 장관은 국민이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대신 노골적인 ‘키르치네르주의(페로니즘에서 파생된 좌파 이념)’ 포퓰리즘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